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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리아나 Sep 24. 2024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이었음을

2. 회상

회상


어둠이 내린 하늘에

덩그라니 조각달 하나

어설프게 박혀 있고

 

불빛에 반짝이는 강물 위로

조화를 잃은 새들이

시간을 착각하며 방황하고 있다.


덜컹거리는 7호선

스쳐가는 무언가를 응시하던

어색한 내가 차창으로 비치면


불현듯

혼자일 수밖에 없는

고독한 자아와 맞닥뜨린다.


내게

사랑할 수밖에 없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허나

우리에게 허용된 것은

지나간 시간뿐!


기억하느라 닳아진 회상 속

회귀본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철은 과거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짙은 어둠이 스멀스멀 스며들고

흔적 없이 사라졌던 여름밤 소리가

현실세계로 나를 불러들이면


내 가슴에 투영된 그리움은

수면제 같은 지친 육체를 모른척하며

자꾸만 잠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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