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상처를 먹고 자라 난다

by 이안정

행복의 문제는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 느끼지 못하는 불행’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상처 아닌 곳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처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면

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쩌면, 그 사람은 어느 이름 모를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거나

행복의 진리를 깨우쳐 버린 단 한 명의 지구인일지도......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매일 열심히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아간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게으른 사람이거나 무능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을 안고 견디지 못할 고통 속에서 견디는 법을 배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포기한 채

내일은 행복할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오늘을 이겨나간다.


‘정말, 내일이 되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행복을 아이스크림으로 정의한다.


행복도 한 여름 날, 손에 쥐고 서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지금 당장 먹지 않으면 결국 녹아버린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냉장고 속의 물건은 신기하게 내가 넣어두었지만 잊어버리는 일이 많다.’

지금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내일 먹겠다고 생각하고 아껴두면

우리는 절대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행복하다’는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행복은 내일 제출하지 않으면 안되는 과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전에서 풀어야 하는 시험문제이다.


지루하고 길지만 살아보면 한순간에 지나고 마는 짧은 삶.


내 안의 행복을 미루지 말자.

내 안의 상처를 미워하지 말자.


나무에게 있어 비와 바람은 상처가 아니듯

삶에 있어 상처는 무조건 아픔으로만 귀결되지 않는다.


때론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달콤하면서 보석 같은 상처’도 있다.

그런 상처는 지나고 나면 꽃으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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