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사탕

by 이안정

고향에 내려갈 때면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사탕을 사들고 갔다

어린시절,

우리 동네에는 내 또래의 여자아이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늘 혼자서 할머니가 밭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할머니가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날이면 한 손에는 300원짜리

팥빵이 들려있고는 했다.

그 빵을 내게 주실 때면 뛸 듯이 기뻐 어린 나는 그 빵을 조금씩

아껴서 먹으며 할머니에게 나눠드리고는 했다

그럴 때면 할머니는 단 것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항상 거절하셨다

그렇게 할머니는 단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직장에 들어간 후 고향에 내려갈 때면 할머니는 사탕 한 봉지가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단 것을 싫어하신 것이 아니라

어린 나에게 주고 싶어 참으셨던 것이다

그 뒤로 나는 고향에 내려갈 때면 양 손 가득 사탕이며 젤리를 사가지고 내려갔다

몇 년 뒤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

나는 내가 사드린 사탕이 가득 담겨있는

작은 통을 보았다

그리고 그 통 안에 사탕을 입에 넣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날 먹은 사탕에서는 짠맛이 났다

슬픔의 맛은 바다를 닮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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