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내 마음에도 창이 있다면
너를 닮은 슬픔에게 불안에 대한 안부를 전할 수 있을 텐데
밤안개 속을 헤매는 반딧불처럼 낡아버린 결핍의 굶주림을 달래는
남루한 그리움이 지워가는 날이면
발가벗은 발자국에 새겨진 추억은 새파랗게 말라버린 풀잎에 맺히어
허름한 얼룩으로 조각난 바람이 된다
나룻배 하나 떠도는 강변처럼 결빙의 순간이 진흙 같은 여명으로 사라지고
여물지 못한 마음의 창 너머에
철들지 못한 비애의 칼날이 실핏줄처럼 외로운 세월을 자르는 아픔
오해의 모서리에 다친 시간은 횟빛 산맥의 얼음벽에서 길을 잃는다
하루의 벼랑 끝에 서 있는 낯선 어둠이
혓바늘처럼 돋아났다가 저물어 가는 고단한 밤
가난한 내 마음에도 창이 있다면
상처 입은 절망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