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 주먹보다 힘이 세다

by 이안정

영화 속에서 두 남자가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장면을 보면

‘저렇게, 세게 맞으면 아프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체벌이 가능한 시대가 있었다.

나는 그 시대의 1인으로

수업 시간이면 선생님들께서는 항상 오른 손에 긴 회초리를 들고 들어오셨다.


특히, 시험이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는 날이면 수학 선생님께서는

틀린 개수만큼 손바닥을 때리셨다.


담임 선생님으로부터는 성적과는 별개로

아침 조회 시간에 떠들거나, 지각, 혹은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협동이라는 명목하에 ‘단체로 벌’이 주어졌다.


모두 책상 위로 올라가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으면

돌아다니면 한 대씩 허벅지를 회초리로 때리시고는 했는데

그날의 ‘회초리의 맛’ 씁쓸하기만 했다.


지금이라면 당장이라도 ‘아동학대로 신고’했을 법한 일들이

그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은 당연한 일처럼 생각되었다.


그렇게 학교에서 선생님들께 한두 번은 맞아본 세대에 살았던 우리는

‘체벌’의 강도에 무딘 생활을 했다.


비단, 주먹이나 회초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온갖 욕설을 내뱉는 분도 계셨기에

그때마다 어린 나는 주먹보다 회초리보다

‘그 한마디의 말’이 더 힘이 세다는 생각을 했다.


회초리가 지나간 자리에는 멍이 들고

시간이 지나면 점점 아물어 간다.


하지만, 혀끝으로 맞은 ‘상처’는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아 스스로를 괴롭힌다.


요즘은 아무렇지 않게 비속어가 유행어처럼

난무해지고 있다.


아름다운 말보다는 ‘격하도록 강렬한 쎈 말’이 넘쳐나고

서로가 서로에게 혀끝으로 던지는 돌멩이에 맞아 아파한다.


가시처럼 박힌 ‘독한 말 한마디’ 보다 꽃처럼 향기나는 ‘고운 말 한마디’는

한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혀끝에 무기 하나를 지닌채

매일 수많은 ‘말’을 하며 살아간다.


오늘 내가 한 말은 내일의 나를 만든다.


어제보다 좋은 생각은 미래의 나를 변화시킨다.


혀끝으로 내뱉는 ‘아무렇지 않은 아무런 말’로

누군가를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던진 돌멩이는 돌고 돌아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날아온다.



앞으로 날아오는 돌멩이는 피할 수 있지만

뒤에서 날아오는 돌멩이는 피할 길이 없다.

돌고 돌아 돌고 돌아

내가 앞으로 던진 돌멩이는 뒤에서 날아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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