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콘텐츠로 시작된 시 쓰기

올해 마지막 글쓰기

by 하루카제

평소 정치 유튜브를 보지 않는데, 이번 계엄 이후로 최욱, 정영진 채널이 나에게 가끔 뜬다. 그중 시답잖은 농담을 하는 웃다가라는 채널을 보는데, 그 주제가 시 쓰기였다.


30분의 시간을 주고, MC를 포함해 초대 여성 2명까지, 그저 보통 사람 4명이 3가지 시제 중 선택하여 시를 쓰는 것이다.

난, 밥, 키스..


아무 생각 없이 보다 불현듯 쓰고 싶어졌다. 나름 문학평론가와 시인 교수님들까지 심사위원으로 등장하는데, 내가 초대된 것마냥 시간을 정하며 적어내려 갔다.


올해 여러 이유로 글을 쓰지 못했던

브런치의 마지막 글이 최욱, 정연진과 함께하는 키스에 대한 시 쓰기 라니...

그래도 적어보련다.

2024년을 키스로 떠나보내는 마음으로...



키스(KISS)


사랑이 시작될 때 치르는 의식

박을 깨듯 입술을 깨고 젖어드는 떨림


수줍음의 빗장을 연 취기는

내 안으로 내달려 식은 화로에 불을 당긴다

먼지 쌓인 화로는 제 기억을 잃고

무섭게 타올라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린다


뒤엉킨 붉은 혀는 마른 장작이 되어

화로의 불길을 일으키며 너의 온몸을 데운다


몇 개의 계절이 바뀌고

그리 타던 불꽃 어느새 사라져

식은 화로에는 붉은색 재만 수북이 쌓여 있다


잔인한 기억 잊지 않으려

화로는 오늘도 붉은 재 집어삼키며

일어나는 먼지 속 입을 닫는다.

그리고는 이내 울컥 토해놓는다

붉은 재가 뿌옇게 눈앞에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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