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2_Good morning!

굿모닝 빠워!

by Yejoo


출근하는 모든 날, 하루도 빠짐없이 한 번 이상은 반드시 말하게 되는 “Good morning!”

대충 세어보니 일 년에 최소 200번 이상 아침마다 외치고 있다.

우리 유치원에 입학하는 모든 원생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주는 영어 문장이다. 3월 2일 입학식 날부터 졸업식 날까지 매일 서로를 향해 건넨다. 아이들은 선생님들에게,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Good 하지 못한 날이어도, 일단은 ‘Good morning.’을 외치고 본다. 사실 ‘Good morning’이 아닌 날이 더 많을 것이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너무 아파서 간신히 출근한 날, 친구랑 싸운 날, 남자친구랑 헤어진 날, 업무가 너무 많아서 출근도 전에 지친 날 등등 좋지 않은 이유는 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사정들 때문에 내 첫 번째 업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해내야 하는 업무가 활짝 웃는 얼굴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맞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표정과 함께 목소리도 갈아 끼운다. 솔보다 높은음으로 “Good morning! ___!” 하고 눈을 마주치는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를 한다.


“Good morning.”에 대해 아무런 자각 없이 단순한 아침 인사로만 외치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아침부터 시작된 마법 통증으로 하체에 힘이 없어 나의 정신력으로 상체가 먼저 이동한 후에, 간신히 하체를 질질 끌어주어야 했던 날이었다. 이미 출근길에 내 에너지를 모두 쏟았기에 더 이상 아이들을 향해 웃을 힘도, 달려가서 안아줄 힘도, 높은 음의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아침이었지만 그동안 치열하게 쌓아놓았던 나의 경력이,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달래며 도와주었다.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자 언제 아팠냐는 듯, 평소와 다름없이 에너지 넘치는 선생님이 되어 “Good morning, J!” 하고 인사할 수 있었다.


우리 J은 365일 중에 387일 정도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다. 복도에서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을 2년째 연습하지만 아직 성공이라고 할 만한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 걸어가는 것 빼고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멋진 어린이다. 또, J는 훌륭한 목청을 가졌는데, 내가 어디에 있든지 현재 J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아무리 교실 문을 닫고 있어도 J는 늘 나와 함께 동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J는 그런 친구다.



내 힘찬 인사를 듣고 7살 멋진 형님인 J가 “Good morning, teacher!” 하고 점프를 하며 인사해 주었다. 어제보다 더욱 레벨 업이 되어버린 J의 에너지를 느끼며 아침 인사 미션을 마친 후, 다시 환자 컨디션으로 빠르게 돌아오려던 찰나였다. J의 손을 잡고 함께 교실로 걸어 들어가는 중이었는데, J가 갑자기 6살 꼬맹이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여섯 살이었을 때도 Teacher가 매일 아침 저를 보고 이렇게 반갑게 인사해 주었었잖아요.”


아주 잠깐, 3초 정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J의 말에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 차분하게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 이야기를 주의 집중하여 듣는 친구가 이야기했다면 이렇게 놀라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어떤 말로 인사를 건넸어도 기억하지 못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만 같았던 J가 약 1년 하고도 더 오래전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크게 울렸다. 순간 가슴속에 큰 북이 “둥!” 하고 울렸다.


그 일을 기억하고 늘 행복하게 등원하는 J에게 고마웠고, 그때도 아침 인사에 진심이었던 과거의 나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아프지만 티 내지 않고 혼심의 힘을 다해 인사를 한 오늘의 나에게도 고마웠다.

“Good morning!”에는 Hi 혹은 Hello 에는 없는 힘이 있다. 일단 외치고 보면 good 하지 않았던 내 몸과 마음이 서서히 good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한다. 우리 J 덕분에 나는 내일 아침에도 씩씩하게 인사할 수 있을 것이다.

“Good morning, ever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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