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한히 넓은 견지에서 보면. 참과 거짓은 무의미해진다. 그것은 참이다. 이 사실을 부정하는 모든 말은 거짓말로 간주할 수 있다. 삶과 죽음은 본래 하나요, 참과 거짓 본래 하나인데, 어찌하여 ‘*Es muss sein!’이라는 말을 가볍게 하는 것인가? ‘Es muss sein!’으로 사람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불쾌감을 주는 행위는 구토증을 일으킨다.
인간은 자유를 소망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말은 “너희를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면 진리가 아니다.”라는 말과 같다. 자유로움의 여부는 ‘내’가 가장 잘 안다. “너는 너를 잘 몰라.”라고 말하는 자들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나를 잘 모르는 것 또한 맞다. 하지만, 그들보다는 잘 알 것임은 확신한다.
참과 거짓을 넘어, 우리는 서로의 마음이 공명하는 곳에서 하나가 된다. ‘Es muss sein!’은 인간을 구원해준다고 주장하지만, ‘하나-됨’은 우리를 구원한다. 당위의 인간들이 왜 당위를 외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그곳에서 인간의 본래 감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라는 감정. 그게 인간의 본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해서는 안 될 때, 인간은 거짓을 택한다. 하지만, 그 거짓됨을 인식하지 않고 도리어 당당한 인간은 악(惡)하다. 내가 택하는 거짓됨을 똑똑히 직시하고 괴로워하는 인간, 내가 택하는 거짓됨을 알기에 짧은 ‘공명하는 순간’에 무한히 감동하는 인간, 그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