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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괴리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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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지프 Jul 22. 2023

우물 안 개구리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사회의 형편을 모르는, 견문이 좁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견문이란 무엇인가? 보거나 들어서, 깨달아 얻은 지식이다. 나는 우물 안 개구리는 ‘객관적 지식의 양’이 부족한 게 아니라, ‘주관적으로 깨달은 지식의 깊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굳이 이 장소 저 장소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역경이 지식에 깊이를 부여한다고 생각한다. 역경을 자신의 지혜로 잘 다뤄낸 사람은 ‘덜 우물 안 개구리’이다.

 ‘우물 안 개구리’인지 아닌지는 절대적이지 않다. 누군가에게 ‘우물 안 개구리’라는 이름표를 붙일 때, 더 넓은 견지에서 보면 그 말을 하는 자신 또한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개구리가 열심히 우물을 넘어가면, 또 우물이 있고, 다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치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평등하고, 각자의 관점에서 보면 인위적 서열이 생겨나듯, 우리 모두 ‘우물 안 개구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각자의 눈앞에 놓인 우물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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