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개(1/100)
어느 한여름날 오후 자전거를 몰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어느 휠체어 타신 할아버지께서 트로트 뽕짝을 크게 틀어놓으시고 신나게 길을 가로질러가셨다. 리듬을 타며 휠체어를 운전하시는 모습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저분은 뭐가 저리 즐거우신 걸까? 거동도 어려워 보이시는데.
음악을 즐기면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여유. 즐거운 것을 하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이셨다.
반대로 나는 어떤가. 몸도 성하고 젊은데 스트레스만 받으면서 매일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매일 하루 한 개씩 새롭고 즐거운 취미생활을 하겠다고.
그리고 백일 간 새로운 날들을 충실히 행복하게 보내기로 마음 먹는다. 다소 갑작스럽게 시작한 '취미를 하루한개 하기’ 프로젝트의 첫날인 오늘 나는 글쓰기를 선택했다.
글쓰기는 한국적이다. 한국 무용수가 온몸으로 슬픔과 한을 떨쳐내듯 삶의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시켜준다. 위대한 시인 조지훈의 시 '승무'에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얇은 사 하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평소에 끙끙 앓던 고민은 마음속에 고이 모시고 있으면 고통이 되지만 글을 쓰는데 좋은 땔감이 된다. 오히려 고통이 심해질 수록 더 좋은 글이 나온다.
어느 순간 그것은 글을 완성한 기쁨으로 승화된다.
나 오늘은 내 스트레스를 고이 접어서 글 한편으로 나빌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