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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드래곤. part1

웰컴백, 나의 첫 짝사랑

by 정좋아

드디어 지드래곤이 컴백을 했다. 아마도 7년만인 것 같다.


지드래곤을 처음 좋아하게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덤 것 같다. 그전까지는 가요도 거의 듣지 않았고, 주변에서 친구들이 난리를 쳐도 연예인을 보며 감흥을 느끼게 되는 일도 전혀 없었다.


그러던 내가,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때쯤인가, 집에서 방학 숙제를 하려고 친구들과 모였다가 ‘하루하루’ 뮤직 비디오를 봤는데, 그날 이후 빅뱅에 완전히 빠져 들어버렸다.


그때의 나에게 어떤 것들이 그렇게 매혹적으로 보였던덜까. 노래야 말할 것도 없고, 스타일, 분위기, 표정, 몸짓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멋졌다. 특히, 지드래곤과 탑을 가장 좋아했다. 그 둘이 가진 카리스마와 특유의 목소리, 노래 혹은 랩을 하는 스타일, 그리고 개성있는 옷 스타일, 그런 범상치 않은 스타일의 옷을 소화하는 능력들. 그 모든 것들때문에, 그 둘을 참 많이 좋아했다.


어린 나이긴 했지만, 태어나서 공부가 아닌 뭔가에 그렇게 몰입해 본 적도 없었다. (그렇다고 공부를 그렇게까지 몰입해서 했단 건 아니다.) 매일, 너무나 많은 시간을 그들을 떠올리며, 그들과 먼지만큼이라도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 노력했다.


빅뱅이 나오는 방송은 무조건 본방 사수했고, 앨범도 나오자 마자 샀고, 빅뱅이 광고하는 핸드폰이나 운동화 등등 이것 저것 참 많이도 샀다. (물론, 모두 부모님이 사주셨다.)


중학교 1학년. 나는 그때를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두웠고, 절망스러웠고, 외로웠고, 괴로웠고, 그냥, 살아 있었지만 죽은 것과 같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지독한 모멸감과 외로움, 자괴감을 느낀 시기이다. 학교도, 집도, 그 어느 곳에서도, 그 누구에게서도 위로 받을 수 없었고, 그 어느 곳에서도 나는 늘 모자라고, 부족하고, 스스로 부끄러워 해야 마땅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 시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때의 감정들, 상처들을 아직도 끌어 안고 있는 것도 같다.


그때,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내 마음에 즐거움이라는 감정, 설렘이라는 감정을 주는 단 한가지가 있었다. 빅뱅이었다. 뭐, 팬질이야 늘 짝사랑하는 것과 같아서 늘 아쉽고, 안타깝고, 슬프기야했지만, 노래를 듣고, 그들의 영상을 보는 순간만은 즐거웠다.


너무 많은 시간을 빅뱅을 좋아하는 데에 할애하던 나였기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이 모든 걸 그만 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정말로, 그렇게 했다. 더이상 음악 반송을 찾아 보지도, 앨범을 사지도 않았다.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일찍 철이든건지 뭔지, 내 앞가림, 공부가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전처럼 미친 듯 팬질을 병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난 또, 중간은 없는 사람이라 차라리 아예 단념하고, 관심을 억지로 끊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이 지났고, 대학생이 되고 나니 빅뱅에 대힌 나의 열정도 이미 사그라 들어 있었다. 첫사랑같은 추억으로 남았고, 여전히 멋지고, 음악은 좋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활동도 점점 줄어들고, 종국에는 몇 멤버들이 못 볼 꼴을 보여주고, 빅뱅의 멤버가 셋으로 줄었다. (아직도 지속적으로 옛 팬들을 실망시키는 행동들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비통하기까하다.)


문득 문득 지드래곤의 컴백을 기다렸다. 정발 돌아오기는 하는 걸까. 다시 볼 수 있을까. 참 많이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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