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요가의 신세계
밤부터 비가 내렸다. 거센 빗소리와, 뭐가 물이 지나가는 관에서 물이 콸콸 흐르는 소리, 그리고 그 관 안에서 뭔가가 관에 부딪히는 듯한 ‘퉁!퉁!‘ 소리에 자다가도 자꾸 깼다. 그 소리마저 나는 조금 무서웠다.
전날 밤에도 또 울적해서 잠을 못 자다가 두시에야 잠이 들었고, 오늘은 명상은 포기하고, 아침 요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요가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꽤 해보았던 나로서는, 참 생고하고 어색한 수압이었다. 아사나. 요가 자세를 취하는 플로우를 이어 가는 게 아니었다. 워밍업이라며 골반과 팔을 크게 돌리며 춤 추듯 몸을 움직이는 걸로 수업을 시작했다.
‘아, 난 이런 거 싫은데’
난 정말 몸치라서, 춤은 절대 추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나는 당황스러웠다. 사실 동작을 잘 따라하지 못하겠어서 순간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나 혼자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으면 어떡하지?‘ 사실 못하면 못하는 대로 대충해도 그만이고, 하기 싫으면 앉아서 쉬어도 그만인데 순간 불안인지, 공포인지 이상한 감정이 몰려왔다.
그때 선생님이 와서 자세를 잡아 주셨고, 몇번 천천히 동작을 반복했다. 그러자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고, 제대로 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얼추 흉내라도 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이해한만큼만 따라해보자 생각하며 몸을 움직였다.
수업이 끝나고, 오늘의 수련의 효과를 눈을 감고 누려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흠. 뭔가 좋은 게 있을 것 같긴한데, 딱히 그게 뭔지 떠오르는 것도, 느껴지는 것도 없었다. 그래도 뭐, 잘해내서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