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통하는걸까?
조금 ‘개꿀‘인 일이 있었다.
곧 이사를 가는데 전에 등록해둔 PT 횟수가 꽤 남아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예약을 해두었다.
너무 가기 싫어서 저번주에는 아프다고 취소했는데, 이제는 정말 미루면 안될 것 같아서 꾸역 꾸역 참았다.
하지만, 시간이 다가올 수록 가기 싫다는 마음이 너무나 커지는 것이다. ‘너무 힘들면 어떡하지?’
이상하게 나는 헬스 PT 받는 게 진짜 재미가 없다. 혼자서는 방법도 모르고, 의지도 없으니 당연히 못하고, 도움이라도 받고 강제로라도 하려고 했는데, 참 가기가 싫다.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일단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하니 쉽게 흥미를 잃고, 그러다 보면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좋은 생각보단 나쁜 기억, 부정적인 감정들이 더 많이 올라오는 경험들이 많아서인 것 같다. 더군다나, 장점이자 단점이될 수도 있는데, 내가 의식적으로 집중하지 않아도, 어찌 어찌 흘러 가게 되니 더 딴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이런 나를 알아채고, 잘 붙들고 가주시는 선생님을 만나지 않으면, 운동도 별로 안되고, 수업이 끝나면 온갖 기분 나쁜 생각들로 마음이 무거워지곤 하는 것이다.
뭐, 힘든 게 싫은 것도 맞다. 하지만 요가도 하다 보면 힘들 때가 많은데 그래도 요가는 한단 말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PT가 너무나 가기 싫었다. 친구들에게 PT가 가기 싫다고 톡으로 징징대며 수업 오분 전까지 누워 있었다. 그렇게 가기 싫으면 가지 말라는 친구에게 돈이 아까워서 그건 안된다며, 집을 나섰다.
무거움 발걸음을 옮겨 헬스장에 도착했는데, 한 직원이 무슴 일로 왔냐고 물었다. OOO 선생님과 지금 수업이 있어서 왔다고 하자, 그 분 다른 데로 발령나셨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 분이 다른 데로 발령난 건 오늘 톡으로 그 분에게 직접 들어서 알고는 있는데, 어쨌든 오늘 저녁에 수업하러 오라고 해서 간 거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까지는 계시거나, 새 선생님을 연결시켜 준 줄 알았다.
그런데 곧 좀 더 직급이 높아 보이는 분이 오셔서 상담을 도와 드린다고, 상담석에 나를 앉혔다.
나는 상담을 받으러 온 게 아니라, 수업하러 온 거라고하자 그분이 놀라며 카톡을 좀 보여 줄 수 있냐거 했다.
카톡을 보고, 그 분이 당황해 하셨다.
나는 오늘 수업은 안해도 괜찮으니, 새 선생님을 연결해서 연락만 달라고 했다.
직원 분은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셨고, 나는 괜찬다고 하며 속으로 ‘개꿀~!’ 외쳤다.
웃지 않으려고 참고, 나와서 엘레베이터를 타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친구에게 전화로 이 기쁜 소식을 자랑했다. 너무 기뻐서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엄마에게도 전화해서 자랑을 했다.
간절하면 이뤄진다고들 하지만, 난 잘 안되던데, 오늘은 뭔가 좀 된 것 같다.
기분이 너무나 좋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