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사이즈
고민되는 부분이야 많지만, 이사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침대 사이즈이다.
지금은 복층이라 윗층에 퀸 사이즈를 두고 넓직하게 쓰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단층 5평 원룸에 들어 가야 한다.
솔직히, 5평 짜리 원룸에 퀸 베드를 두고 혼자 쓰는 게 좀 과하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포기가 잘 안된다.
맞다. 혼자 자는데 그렇게까지 넓은 공간이 필요한 건 아니다. 잘 때 굴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가운데에서 자는 것도 아니고, 보통 한 쪽에 치우쳐서 잔다. 하지만 그냥 기분이 다르다. 가끔 본가에 가면 내 방 슈퍼싱긍 침대에서 잘 때, 뭔가 답답하다고 느끼는데 나는 그게 침대 사이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넓직한 침대 사이즈에서 오는 여유로움. 그걸 포기하는 게 참 어렵다.
내가 독립해서 지금 집으로 나올 때 산 물건들 중에, 제일 거금을 들인 것도 바로 토퍼다. 나는 사실 지금 매트리스가 아니라 토퍼를 두개 겹쳐서 하나의 매트리스처럼 쓰고 있다. 이사 갈 때 편하게 하기 위한 엄마의 조언때문이었다. 그때 하나는 오늘의 집에서 저렴한 걸로 사고, 다른 하나는 한샘에서 16만원~19만원 사이의 제품으로 샀다. 저렴한 토퍼 위에 한샘 토퍼를 깔고 쓰고 있는데 나는 상당히 만족스럽게 써 왔다.
다른 가구들은 쿠팡이나 오늘의 집에서 제일 싼 것들로 사서 썼기때문에, 이 한샘 토파가 나의 야심작이었다. 그런데 이 토퍼를 포기하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침구 세트도 계절 별로, 무드 별로 이미 네 세트나 사서 쓰고 있는데 그건 또 어떻게 하냔 말이다.
하지만, 퀸 사이즈로 침대릉 새 집에 두게 되면, 아마 식탁 겸 책상으로 쓰는 테이블의 크기가 지금보다 작아져야할 것 같다. 최근에 집에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재료들을 늘어놓고 그림을 그리려면 지금보다 작아지면 안될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또, 지금은 편하게 앉아서 쉴 의자가 없어서 이사가면 안락의자나 1인욘 소파도 사려고 했는데 퀸 사이즈 침대를 두면 이 계획도 실현하기 어려워 진다. 집에 오면 자꾸 침대에 눕는 게, 집 의자가 다 딱딱하고 불편해서 쉴 곳이 마땅하비 않은 것 같아 새 의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참 고민이 된다. 자는 시간 외에는 침대에 눕지 않는 습관을 들이려면 아무래도 새로운 의자가 필요할 것 같은데…
5평 조금 넘는 작은 공간에서, 잠도 편하게 자고, 그림도 그리고, 앉아서 쉬기도 하고 하려니 가구 배치가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이다.
누가 대신 좀 정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