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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이야기 1

feat. 배송 기사님들

by 정좋아

대부분의 가구를 새로 사다 보니, 가구 배송 받을 일이 많다.


전엔 몰랐는데, 배송 기사 한분 한분이 다 내겐 스트레스였다.


한분은 한시 전후로 오겠다고 하면서, 집에 없으면 문 앞에 두고 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더니 당일에 갑자기 20분 뒤인 12:30에 도착한다고, 문 앞에 두고 가겠다고 한다. 1시 근처에 와주시면 안되냐고 하니 원래 시간 지정은 안되는 거라고, 철벽을 치신다.


그러다 막상 12:30에 도착은 했으나 가구 올리고 하느라 12:50쯤에 배송을 했다. 그러고는 대뜸 원래 배송비는 7만원이고, 시간 지정 안되는데 지기가 시간 지정은 해주었고, 여기 오느라 2집을 미루고 와서 기름값이 더들었으니 만원을 더 달락고, 8만원을 달라고 했다. 말 싸움하기 싫어서 그냥 8만원 드리긴 했는데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 다음 기사님은 오자마자 화장실 쓰겠다고 하고 볼일을 보고, 손도 안 씻고 새 가구를 배송했다. 내가 집에 있을 수 없어서 남동생이 대신 집에 있었는데, 입구부터 자기랑 가구 좀 같이 옮기자고 해서 동생이 고생을 했다. 어리고 착하게 생겨서 막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장염에 걸려서 밥도 못 먹고,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애한테 자기가 돈 받고 하는 일을 나눠 하게 하는 게 여간 맘에 들지 않았다.


또 다른 한분은, 한시 전후에 온다고 하더니 갑자기 11시쯤 전화해서는 20분 뒤에 도착한다고 하고 가구를 문앞에 놓고 가버렸다.


시간 제대로 지키는 사람도 없고, 자기 맡은 일을 제대로 끝까지 혼자 하는 일도 잘 없고, 엄함 핑계로 돈을 더 달라고 하고.


화장실 가는 것도, 이해가 아예 안되는 건 아니지만, 누가봐도 막 이사온 집인데, 꼭 남의 집에서 볼일을 봐야만 하나 싶기도 하다. 집의 화장실이라는 곳이 어쨌든 굉장히 사적인 곳이고, 친구가 집에 놀러와도 화장실 쓰기는 조심스러운데 너무 당연시하는 게 기분이 나쁘다.


그리고 새 가구를 옮기는데, 볼 일 보고 손도 안 씻고, 가구를 옮기는 게 여간 찜찜함 게 아니다.


내가 조금 예민할 수도 있다만, 며칠 사이 이런 사람들을 계속 보다 보니 마음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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