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새해 목표를 정했다
새해 다들 새로운 다짐을 하고, 계획이나 목표를 세운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새해를 맞는다. 그저 시간이 흐르는 거라고, 8자리의 날짜 숫자 중 하나가 바뀌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무심히 새해를 보낸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15kg 이상 늘어난 체중을 다시 감량하는 것도, 건강을 관리하고 운동을 하며 규칙적인 삶을 사는 것도, 늘 내가 바라는 바이다. 일년 내내 마음 속으로 바라지만, 결코 이루지 못했으며, 새해에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이런 무기력함과 막연한 두려움에 목표를 세우지 않아 왔다. 목표를 세우면 며칠 지나 계획했던 바를 실행하지 못하고, 자책스럽기만 하니 나름 회피를 했던 것이다.
사람은 쉽게 편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힌 것 같다. 게으른 내가 목표를 세우고 나서 갑자기 부지런해지고, 야식이나 폭식을 끊을 수 없을 걸 안다. 항편으론, 그만큼 엄청난 동기 부여가 한번 있으면 어떻개든 해내고 만단 것도 안다. 그래서 때가 되면 어찌 어찌 내가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도 있다.
그러다, 어제 상담을 하며 새해 목표가 생겼다.
최근에 누군가가 나를 비난하거나, 무시한다고 느끼게 된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내가 무시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당신이 나에게 지금 무례하다고 미주알 고주알, 조목 조목 짚어 주어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곤 후회했다. 똥은 피하는 게 상책인데 괜히 심기를 건드려 후한이 두랴워지는 게 자책스러웠다.
상담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하자, 나 스스로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해 다른 사람의 비난과 무시에 더 마음이 요동치는 걸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맞는 말 같았다.
그래서 올해는 내 마음을 더 챙기는 한 해로 정했다.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을 쌓고, 공부를 열심히 해 원하던 직장으로 이직을 하고, 단기간에 15kg를 빼 몸매를 관리하고.
이런 것 말고.
내가 아파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내가 즐거워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더 많이 생각해 보고, 탐구해 보고.
나를 상처 주는 것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
결과로만 나를 평가하고 질책하지 않고,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선택을 하고, 노력하고 도전한 스스로를 인정해 주고.
그러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하고자 하는 건 글쓰기이다. 특히, 일기. 그 중에서도 감사일기와 칭찬일기.
삼년 전 쯤 무너져가던 시기에 감사일기와 칭찬일기의 힘을 작게나마 체감한 적이 있다.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스프링 노트 몇권과 다이어리를 하나 샀다.
기분이 좋다.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