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을 대하는 자세

글에서 나를 좀 덜어내야 할까?

by 정좋아

며칠 전 내 브런치에서그나마 인기 있는 글에 악플이 달렸다. 첫 악플.


썸붕에 대한 글이었는데, 내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가감없이 진솔하게 표현했다. 그러더 보니 누구 입장에선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글쎄. 그래도 그 악플에 대해서는 기분이 나쁘고, 납득이 안 가서 악플을 신고하고, 악플러를 차단했다. 그러자 악플이 삭제됐다.


날더러 “자기 객관화가 덜된 평범한 한국 여자인 것 같다. 정내미가 다 떨어진다”고 했다. 더 심하게 말한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뭐. 나는 내가 잘났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썸붕을 맞은 상태에서는 마음이 더 무너져 있으니 스스로 다독이며, 난 잘난 여자라고, 특별한 존재라고 더 외치고, 못나서가 아니라 그와 내가 맞지 않았던 거라고 글에 적었을 수는 있다. 그게 욕 먹을 일인지 모르겠다.


또, 평범한 한국 여자가 어때서? 댓글에서 평범한 한국 여자를 다분히 모욕하는 느낌의 표현을 보았다. 평범하기도 어려운 게 인생이다. 그리고 평범한 한국 여자를 누가, 어떻개, 어디까지 일반화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정내미는 그 악플러에게서 바라지 않는다. 댓글이나 안 달면 좋겠다. 그런 사람에게 정내미는 커녕, 관심 조차 바라지 않으며, 다시는 내 브런치를 찾이 않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별 악의도 없고, 누군가를 비난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글을 읽고 저런 악플을 쓴 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딱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굳이 굳이 긴 글을 읽고, 악플까지 남기는가. 어디서인가 상처 받고, 여기 와서 화풀이 중인 것은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하니, 속 상하고 화나고 수치스러웠던 마음이 좀 풀렸다.


어쩌다 그 글이 조금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 같은데, 누군가를 비난하지도 않고, 그저 드러낸 나의 진솔한 속마음이, 아픔과 슬픔, 그리고 극복하려는 노력과 희망의 글이 누군가에게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게 두려워졌다. 너무나 내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글이라, 속수무책이 된 기분이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는 게 맞는지, 조금 덜 드러내는 글을 쓰는 게 좋은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내게는 글을 쓰는 의미가 너무나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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