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리지마
몇넌 전부터 발리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우붓의 숲에서 요가를 하고, 꾸따에서 서핑을 하고 일주일 이상, 모든걸 잊도 지내다 오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숲, 바다, 따뜻한 기온. 숲속에 요가 하나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각국의 사람들. 파도를 타고 날아다니는 서퍼들. 그들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
그럼 삶이 궁금하기도 했고, 재미있어서 였기도 하지만, 지쳐서였다. 피로와 좌절, 상처가 누적이 되어서, 조금 멀리 홀로 떠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처음엔 10월에 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때는 내가 대학생 때부터 꿈꿔 왔고, 지난 몇달간 출근 전 아침과 저녁, 주말에 틈틈이 공부하며 입사에 도전한 회사에서 떨어졌을 때이다. 너무 지친 상태에서 좌절감이 오니, 전환이 필요하고 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울했으니까.
그래서 발리에 혼자 간다고 하자 엄마가 말렸다. 나도 시간과 돈, 안전을 생각하곤 좀 고민하다 제주도로 떠났다. 그때는 제주도애서 혼다 카페도 다니고, 자전거도 타오, 비싼 호텔에서 비싼 밥도 먹고, 수영장에서 혼자 여유를 부리며 나름 즐겼다. 그래도 이미 제주도 혼자 여행은 두세번째이다보니 새로움이 없어 아쉬웠다. 오히려 홀로 보내는 쓸쓸함에 힘겹기도 했다.
그래도 잘 충전하고 돌아온 듯 싶었다. 그러다 우울이 심해지고, 조울증이 도지는 일있었다. 공황 증세도 있었다. 여러므로 너무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한 남자와 연애를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나의 불안이 증폭되었는데, 그 남자가 나르시시스트에 회피남이라 나를 휘두르려 하고, 안되니 잠수를 타버린 것이다. 연락이 두절되더나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때 조울증이 심해졌다.
잠시, 삶의 의미와 희망을 잃었다. 사실 내 인생을 바꿀 그 정도의 시건은 아닌데, 내게 그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주기엔 충분한 사건이었다.
잔뜩 희망을 가지고 기대했다가 좌절감을 느끼고, 말도 안되는 대우를 받으며, 나는 역시 되는 일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는 생각에 힘이 들었다. 솔직히 차에 치여 눈을 감아도 아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땐. 그래도 운동을 하고, 상담을 받고, 책을 읽고, 글을 읽고, 나를 가꾸며 시간을 보내며 버텼고, 많니 괜찮아 지긴 했다.
그래도 이 정도 정산적 충격과 피로면, 좀 쉬어주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휴가를 질렀다! 어디든 가려고. 처음엔 또 제주도를 가서 호캉스와 요가를 즐기려 했다.
근데 막상 가면 시간은 느리게 가고, 홀로 적적하고 외로움을 느낄 것 같았다. 겨울이라 할 것도 많지 않고.
그래서 고민하다, 이런 황금같은 ‘토-화’ 휴가를 그냥 날리면 안될 거후같아 다시 발리 여행을 결심했다.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발리 요가와 서핑을 드디어 해보리라.
당연히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최근 마음 고생을 많이 한 걸 아셨고, 내가 베트남을 두번이나 혼자 다녀오고 혼자 잘 다니는 걸 아시기때문에 다행히도 설득할 수 있었다.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라 여행지가 어디든 혼자서 여행 가면 해가 지고는 돌아다니지 않는다. 그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안전은 최대한 확보하려 한다. 엄마 아빠에게 이런 부분을 어필해 마침내 허락을 얻었다.
그리고 나름 꽤나 꼼꼼하고 알차게 큼직한 계획을 세우고, 예약 필요한 것들을 예약했다. 그래야 가서 길을 잃고, 모르는 곳에 떨어지거나, 할 일이 없어사 멍하니 이따 부정적인 감정이나 외로움을 파고드는 불상사릉 방지할 수 있기때문이다. 너무 바쁘진 않지만, 뭘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도 없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요가와 서핑, 이동편, 숙박과 비행편을 예약했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