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가를 10기가로 돌리는 나
저녁이 되면
심장이 머리로 올라온 것 같다.
두근두근이 아니라
쿵쾅쿵쾅.
아이의 샤우팅,
아이의 잔투정,
말라버린 통장 잔고.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숨이 얕아진다.
내 머릿속에
딱따구리 한 마리가 들어앉은 것처럼
쿡쿡, 쿵쿵,
멈추질 않는다.
초대한 적도 없는 손님이라
타이레놀 하나를 꺼내 삼킨다.
잠시 후,
조금은 조용해진다.
그제야 숨이 들어온다.
나는 전형적인 HSP다.
고도 민감성 사람.
나는 하나 때문에 힘든 게 아니다.
동시에 여러 개를 느끼기 때문에 힘들다.
소리도,
말투도,
아이도,
돈도.
전부 한꺼번에 들어온다.
나는 예민한 게 아니라
과부하다.
4기가짜리 기계에
10기가를 억지로 돌리는 느낌.
멈출 수도 없고
종료 버튼도 없다.
그래도 나는
이 과부하 상태로
오늘도 버틴다.
왜냐하면
이 예민함 덕분에
아이의 작은 숨소리도
나는 먼저 듣기 때문이다.
나는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 많이 느끼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