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혹한의 계절을 위해
모든 마음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짐을 벗듯 잎을 떨군다
마음은 생각보다 무거워
감당하기 어려우니까
익은 마음은 자연스레 떠나고
채 떨구지 못한 남은 것들은
견디기 어려워
서있기도 버거워
나부끼는 바람결에 하나둘 떠나보낸다
한 시절 오래도록,
영원할 듯 품었던 마음을
계절 따라, 세월 따라 떠나보내는 것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고
견뎌내고 버티기 위한 선택이었다
안으로 안으로 제 안으로 파고들어야만
제 몸을 가볍게 감싸 안아야만
냉혹한 삶을 견딜 수 있기에
나무는 다음 계절을 기약한다
그 모든 마음을 이고 지고는 갈 수 없어,
대롱대롱 매달린 잎과
주렁주렁 흔들흔들 흔들어대는
열매를 떨궈낸다!
그래야만 한다!
한풍설한 모진풍파 견디기 위해선
모든 마음들을 이고 지곤 갈 수가 없어서
그래서는 겨울을, 계절을 버틸 수가 없어서!
절기라는 것이 참 절묘해서
들끓던 여름의 기세를 기어이 꺾고선 이름값을 한다.
바람은 몰라보게 차졌고 온도는 계절값을 한다.
어느새 가로수와 숲 속 나무들은
노랗게,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떨군 잎은 길가를 채우기 시작했다.
나무들은 벌써 월동 준비 중이다.
자연만큼 성실하게, 때에 딱 맞춰
제 할 일을 해내는 것이 있을까?
색 바랜, 물든 낙엽들을 바람결에 연신 떨군다.
나무가 겨울을 나는 방식이다.
자신을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보다 현명한 나무는
조용히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해낸다!
사람들은 그 엄숙하고 위대한 생명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감탄을 할 것이다.
그 오묘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계절의 몸부림은
인간에게 유희가 된다.
괜찮다!
그 모든 계절을, 자연의 삶을 이해하기엔
인간의 삶은 짧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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