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감사합니다.

by 오렌지샤벳



“아름다운 사람이 돼라!”

“좀 부족하고 못나도 사람냄새 풍기는 따뜻한 사람이 돼라!”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나의 생각을 글로 세상에 말하고자 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아이들이 뱃속에 잉태된 순간부터

나는 늘 말했었다.

"아름다운 사람이 돼라!"

"하나하나 따지며 재지 말고 양보도 하고,

사소한 것들은 넘길 줄도 아는 너그러운 사람이 돼라!"

그렇게 가르쳤던 아이가 마음을 다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 아이가 백 프로 잘하기만 하진 않았을 것이다.

내가 모르는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다.

모든 상황을 감안하고 내 아이의 부족함을 인정하고도,

세상의 가혹함과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며

내 아이의 아픔을 뼈아프게 삭였다.

원망하고 탓하는 대신 내 자식을 품는 것으로 많은 말을 대신했다.

상대가 내 아이를 탓하고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때도,

사람은 원래 그런 존재임을 알기에 묵묵히 감당해 냈다.

그들의 답은 이미 정해진 것임을 알기에!



다만 내 아이가 너무 아파서,

내 아이를 살려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탓만 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나는 참 괴로웠다.

어쩌다 내 아이가 불똥이 되었는지,

책임을 물을까, 오물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을 보며

인간은 참 추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나라도 내 아이를 아무 생각 없이 껴안아야 했다.

책임지지 않으려 기를 쓰는 어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탓만 찾으려 애를 쓰는 사람들에게서

내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만이 나를 버티게 했다.

모자란 것이, 유약한 것이 살지 못할 이유는 아니기에!

내 아이 몫의 삶을 살게 해야만 했다.

내 아이들만, 내 가정만 잘 챙기면 될 거라 믿었던 믿음은,

참 쓰리고 아팠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울음을 속으로 삼키며 후회도 했다.

그러지 말걸!, 그렇게 가르치지 말걸!

손해보지 말고, 다치지 말고

너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라고 가르칠걸!

눈치껏 약삭빠르게 사는 법을 가르칠걸!

수많은 후회는 차마 울지도 못하는 미안함과 죄책감이었다.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이 힘겹고 버거운데

나만, 너희만, 우리만 아니면,

그 마음들만 단속하면 될 줄 알았구나!

어리석음과 경솔한 판단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는

이제 됐다며 안심하고 살았던 것이다.



언제까지나 지난 과거와 못난 자신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내가 할 수 있는 한 세상을 두드려 보자!

그 결심으로 하나, 둘 글을 써내려 갔다.

내 지기는 내 글이 너무 어두워 싫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안다.

더 밝게 가볍게 써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 능력의 부족인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내 글은 밝고 가볍진 않다.

고리타분할 수도 있다.

재미있고, 흥미를 끄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꼭 전해야만 하는 말들이었다.

내 아이들과 나, 그리고 모두에게 꼭 해줘야 하는 이야기!

누구라도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



이야기를 적으며, 때론 의기소침해지고,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야기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근심했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도 걱정도 했다.

그래도 해야만 했던 이야기들!

모두가 끄덕끄덕하지 않아도, 공감하며 기억해주지 않아도,

열중에 하나, 많은 사람들 중 둘·셋이라도 내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준다면,

그것으로 됐다.

또, 그 마음들이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재미없을 수도 무료했을 수도 있었던 이야기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외면했던 이야기들을 천천히 따라온 당신!

그 속에 무엇하나라도 남았다면,

참 괜찮았다고, 잘했다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을듯하다!

오랜 시간 29편의 이야기를 따라오신 모든 분들,

참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모든 이야기들을 다 기억하진 못해도

네가 나 같고, 네 슬픔이 내 슬픔과 같으며,

어떤 인간도 특별히 달라,

내가 느끼는 것을 못 느끼는 것으로 여기지 말아 줬으면!

내가 아프고 힘들 때, 다른 이들도 그럴 수 있다는 걸 기억해 주길!

그 모든 것이 결국 상대가 아닌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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