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s, adiós
겨울, 얼어붙은 땅과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사이가 소란스럽다.
참새무리가 작은 몸을 털로 부풀린 채 옹기종기 모여 바쁘게 오고 간다.
새끼로 보이는 좀 더 보송한 녀석들도 더러 보인다.
참새가족의 아침이 마른나무가지 사이에서
분주히 흘러가는 모양이다.
마른나무의 숙명은
둥지가 되는 것인가 보다.
생명이 다한 것도 아닌데,
땅아래 뿌리를 두고도
그대로 둥지가 돼버린다.
둥지!
마르고 쓸모없는 것을 모아 생명을 키우는 곳!
처음 세상도, 이처럼 다양한 생명과
다채로운 생이 움틀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명이라기엔 미약한 것들이
목숨이 되고, 생이 되는 순간,
세상은 커다란 둥지가 된다.
세상이 태초에 둥지를 틀고야 만다.
그 안에선 모든 미숙하고 깨어나지 못한,
미완의 것들이 함께한다.
장차 깨어날 것들과
끝내 깨어나지 못할 것들도
몸과 머리를 맞대고 악전고투 중이다.
삶이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알을 깬다는 것은
또 다른 세계를 여는 것과 같아
얇은 막 안 껍질 속은
아비규환, 난리통속이다.
먼저 깨어난 것들과
아직 깨어날 엄두조차 못 낸, 웅크린 것들은
각자의 세계를 고수 중이다.
사느냐, 죽느냐와
남느냐, 잊히느냐가
찰나로 결정되는 곳!
이제 둥지 안은 혼란, 혼돈으로 가득 찬다.
둥지 안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모든 다른 것들은 각자의 세계를 온전히 알지 못한다.
둥지 안은 파열음과 새들의 지저귐,
젖은 날개사이 욕망이 움트는 소리로
소란하다.
알속의 저항이 거세게 부딪친다.
끈적하고 뾰족한 분비물과
버려진 껍데기들로 난장판이 되고만 세계!
자연의 순리와 수순에 따라
세상이 끊임없이 깨지고 부서진다.
비상을 꿈꾸는, 견디지 못한 갑갑함은
비명이 된다.
혼란 속 또 누군가가 나고 사그라든다.
모든 깨질 것들과
아직 깨지 못한 것들,
미처 깨지지 못한 것들이 내는 아우성!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여전히 세상을 흔들 것이다.
솔직히 말해, 혼란과 혼돈 없이
한 세계가 탄생하는 일이 가능한가?
어떤 생명도 조용히 오지 않는다.
알속에서도, 세포속도 소란스럽다.
치열하다.
사느냐, 죽느냐가 일순간에 결정되는 곳!
세계는 혼란 속에 탄생했고, 탄생할 것이다.
이제 세계가 소란스럽게 나아간다.
날아간다.
저기 새 한 마리
드디어 ‘푸드덕’ 날갯짓하며,
'끼여욱' 소리를 내며
탈출을 감행한다.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뜨거운 태양을 향해 날아오를지,
드넓은 하늘을 활보할지 그 누가 알까?
새만이 알뿐! 자유의 선택일 뿐!
사실 태양아래 불타오르든,
비행 중에 추락하든
태어난 것들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은가? 모두 괜찮지 않은가?
둥지 속 소란도, 태양의 뜨거운 민낯도,
드넓은 하늘과 대지의 숨소리도,
모두 기억될 테니, 남겨질 테니...
궤적을, 흔적을 남겨둘 테니...
오늘도 둥지 안은 소란스럽다.
먼저 깨어나려는 움직임과
더 갖고 싶은 욕망,
먼저 날아오르려는 의지가 타오르는 곳!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한대도
둥지 안은 소란스러울 모양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별둥지 안 별들의 탄생과 소멸이 계속되는 한,
별에 생명이 머무는 한 영원히...
사진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