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조류 속에서 일하기 #002,
촛불처럼 스스로를 태우다가
어느 날 심지 끝까지 타버린 날엔
가만히 생각한다.
누굴 위한 따뜻함이었을까.
매일 쳇바퀴 굴러가듯 출근해서 일하는 삶을 산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다짐했다.
"제발 실수하지 말자. 내가 실수하면 여러 명이 피해를 보니까."
그 다짐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했다. 이젠 실수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더 잘해주자.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가급적 맞춰주자. 웃자. 편하게 해 주자."
나는 바뀌었는데 주변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요청을 받는 사람이었고, 잘해주면 당연하고, 조금만 매끄럽지 못하면 바로 질책받는 사람이었다.
슬펐고, 우울했고, 화났고, 짜증 났고, 무엇보다 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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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였을 때는 몸이 아주 고단했지만 즉각적으로 "고마워요"라는 말을 듣거나 가끔 손님이 쓱 쥐어주는 팁 덕분에 짜릿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팁은 최고의 감사 표시였다. 얼마라도 깎고 싶은 게 손님 마음인데 고마운 마음에 돈을 더 얹어준다는 건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컨시어지는 달랐다. 몸은 조금 편할지 몰라도 정신은 누구보다 고된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수고는 쉽게 잊혔고 잘해도 본전, 조금만 미끄러지면 바로 질책. 이 정신적 고단함과 서운함이 내 선천적으로 예민한 성향 때문인지, 서비스하고도 보답받지 못하는 구조 때문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가끔은 누구든지 막 탓하고 싶었다. 손님이든, 시스템이든, 심지어 나 자신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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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탓할 누군가를 찾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왜 누군가를 탓해야 하지?"
"누가 고마워하고 말고 가 그렇게 중요한 걸까?"
내가 지금 맡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그 노력을 제일 잘 알아주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바뀌자 먹구름 끼어 있던 마음이 맑게 개이듯 가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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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인정도 중요하고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서비스직이란 기본적으로 남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업이고, 긍정적인 소통을 지향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나는 스스로와도 긍정적인 소통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스스로를 멋지게 바라보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마인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