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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Jun 30. 2024

고미사

 교직에 있을 때 생활지도 방안으로 [고미사 운동]많이 했었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사람이 살다 보면 누구나 다, 자기도 모르게 지나가다가 다른 사람 몸을 그야말로 살짝이라도 스치며 지나가거나 또는 운동하다가도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부딪힐 수도 있다.

 "미안해. "

이 한마디를 던지면

 "어이쿠, 괜찮아."

 딱,  그것으로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끝나지 않나?


  2024년 3월부터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심의위원으로 위촉이 되었다. 학부모, 경찰, 변호사, 전, 현직 학교폭력업무유경험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교, 교육지원청, 업무담당자에게 나의 전직 경험을 살려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관련 학생끼리 서로 화해가 안되어 학교 전담반에서 해결이 안 되면 지역교육지원청으로 넘어온다. 그러면 조사관이 파견되어 가, 피해학생의 의견서, 담임 혹은 업무담당자의 참고의견서, 등이 첨부되어 심의위원회로 넘어온다. 위원들은 심의회의 개최 10일 전 자료를 받아보고 분석 후 참석한다.

 

 결론은

1. 너무 많은 사안이 발생하고 있다.

2. 가, 피해 서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3. 문제가 극과 극을 이룬다.

    (아주 사소한 사건과 엄청 난 큰 사건)

 4. 부모가 일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5. 학교의 생활지도에 벽을 느끼게 한다.

 6. 사회의 여러 가지 매체 폭력 모방 부정적 효과가 엄청나다.

 7. 가정, 학교, 사회가 문제 해결방안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적었지만 회의 참석 시마다 엄청난 충격과 걱정이 앞선다. 우리 청소년들이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는가 싶다. 가, 피해학생 모두 교육적으로 선도하여 긍정적인 의식을 회복하여 사회구성원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하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 미성숙한 학생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어른들 우리가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수위가 높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는 중이다.  


앞에서 [고미사 운동]을 언급했었다.

앞에 줄 서 있던  친구가 뒤로 물러서다가 그만 모르고 뒤에 서 있던 친구의 발을 밟았다.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손을 잡고 "미안해." 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상대방 친구는 손을 뿌리치고 친구의 사과를 무시하고 뺨을 때렸다.

평소에 친한 친구사이였지만 우정이라는 단어는 박살 났다. 그야말로 조금 아파도 "괜찮아." 하면 끝나지 않았을까? 살다 보면 자기도 작은 실수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쉬는 시간에 운동하다가 자기에게 패스 안 해준다고 발로 찬다거나 수업 중에 모둠활동 시, 자기를 왕따 시킨다고 느꼈다거나 하는 등 등, 별의별 일이 다 있다. 학교에서도 서로 화해가 안되면 피로감이 엄청 크다. 조그마한 상처라도 기본 2주 진단서가 첨부되고 상대방과의 녹음 파일이 붙어 있다. 그리고 주고받은 메시지 첨부는 기본이었다. 이렇게까지 서로 물고 뜯어야 하는 교실 안 친구들 사이로 변했나 싶어서 가끔은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내 팔뚝은 으스스 소름이 돋아 춥기까지 하였다.


함께 참석한 해 학생 부모님의 태도는 더구나 실망감이 크다. 양보, 배려라는 단어는 실종이다. 원인 제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한 대 맞은 그 사안만 중요시 여긴다. 역지사지로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 아이는 화해를 할 마음이 있다는데 부모님이 왜? 학급교체를 희망할까? 그것도 본인의 아이가 오히려 가해자 같은데도 인정을 못한다니.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중재 역할을 교육적으로 하다가 오히려 한쪽을 치우치게 했다고 아동 학대로 몰고 가면서 교권마저  침해되는 경우가 있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생활지도의 벽이 두껍다. 현장의 교사들은 교육과정 운영에도 힘들지만 생활지도에 더 많은 고충이 따라 우울감을 가진 교사들이 날로 늘어만 가고 있다.  건강한 교실이 되려면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건강한 마음을 지녀서 즐거운 교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학년들은 디지털 시대에 난무하는 폭력성 행동(언어, 신체, 성, 사이버 등)을 그대로 모방하여 엄청난 큰 사건들을 만들고 있으나 여기서는 언급을 자제하여야겠다.


급변하는 우리 사회가 그야말로 빙빙 돌고 있다.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는 지켜가며 살아야 한다.  학력위주의 레벨화된 우리 사회, 물질 만능주의로 평가되는 사회이라고 하지만 그 사회의 주도자는 반드시 올바른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이끌어간다고 생각한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참 아름다운 단어들인데 그렇게도 툭, 내뱉기가 어려운가?

[요동치는 파도같은 요즘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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