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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놓아 울었습니다.

(고해)

by 김수기

육십 평생을 뒤돌아보니

그렇게 잘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못한 것도 없다.

때로는 덤덤하게

또 가끔은

예민한 세상살이에 대응하며

팍팍하던 내 인생에

설탕도 뿌리고

소금에도 절여가며

올실 날실 엮었더니

려 하진 않아도

무채색 작품하나 그려지더라.

.....

그런데

성탄절을 앞두고 고해성사를 하는데

무슨 잘못을 내가 그리도 많이 했는지

왜 그리

펑펑

눈물이 솟았는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 했네요.

잘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잘 살아야 할 텐데

감사의 눈물인지

회한의 눈물인지

펑펑 울었습니다.


내 가슴 저 아래 조각조각

쌓여 있던 덩어리들을

다 받아주셨습니다.

내 앞에 계시던 그분이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목놓아 울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그렇게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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