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끝내는 날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리되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모든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해도,
모든 감정을 말끔히 정리하지 못해도
시간은 다음 장으로
조용히 넘어간다.
올해의 나는
완성보다 과정을 선택했고,
결론보다 질문을 남겼다.
그 덕분에
이 끝자락에서
조금 덜 조급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마침표를 찍지 않으려 한다.
대신
쉼표 하나를 남긴다.
아직 다 말하지 못한 마음,
조금 더 지켜보고 싶은 생각들,
천천히 이어가고 싶은 나의 리듬을
그 쉼표 뒤에 두고 싶다.
이 쉼표는
멈춤이 아니라 숨 고르기이고,
끝이 아니라 준비다.
다음 계절로 건너가기 전
나에게 허락한 작은 여백.
올해는 이렇게 놓아두고,
내일의 나는
이 쉼표 뒤에서
다시 한 문장을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