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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문 Nov 06. 2022

아픈 가을

울어주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지인의 아버님께서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아버님과 유난히 각별했던 언니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감히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 소식을  전해 듣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 떠나실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함을 알았지만, 미리 알아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도 쉽지 않은 이별이다.


슬퍼하는 언니의 손을 잡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눈물이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흘러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울어주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더 슬펐다.


눈이 시리도록 예쁜 가을이어서 더 아프다. 보기에도 아까운 꽃들이 어느 날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다. 열 달 동안 아이를 만날 설렘으로 기다렸던 소중한 시간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내가 아무리 슬프고 아픈들 유족들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아픈 사연을 접하고 부실 대응의 전말에 분노하는 일이 힘들다고 외면해서는 안된다. 함께 울어주고 함께 아파하고 기억해야 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에 아이들을 왜 그렇게 떠나보내야  했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화창한 가을이 괜히 원망스러운 날들입니다.

답해 주는 이가 없으니

하늘에라도 따져 묻고 싶었나 봅니다.

다음 생엔 활짝 피어났으면...

부질없는 기도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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