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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문 Nov 25. 2021

'우리'가 고픈 우리

- '미생' 대사 중에서-

'우리'가 고픈
우리



장그래정규직이 되고 싶은 이유가

계속, 함께 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혼자가 익숙했던 그는 '우리'가 되고 싶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사람들, 목적지가 어디든 함께 걸어간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한 사람들. 늘 혼자이던 그의 삶에 처음으로 '우리'가 되고 싶은 누군가가 생겼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성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활짝 열려 있던 마음을 자물쇠로 채워버리게도 하고, 굳게 닫혀 있던 빗장을 열게도 한다.



사람들은 왜 나를 고백할까


위로받고 싶어서..
이해받고 싶어서..

- '미생' 중에서 -


장그래는 자신의 과거를 궁금해하는 김대리에게 자신의 방을 보여 준다. 바둑 하나만을 보고 달렸, 기대만큼 좌절도 컸던,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는 오해가 차라리 편했던 시간들 그 방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방에 누군가를 들인다는 것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다.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  당신과 한 발 가까워지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 그냥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아무에게도 보이기 싫었던 내 방문을 슬그머니 열어 놓고 싶어 지고, 묻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사람들은 왜 나를 고백하고 싶어 할까?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게 뭔지 너무 알 거 같았다. SNS를 할 때의 내 마음도 비슷했으니까.

관심받고 싶다기보다는  외로이 더 컸던 것 같다.  

내 감정이 공감받지 못해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준 것 같은 위로. 허공에 대고라도 이야기를 했다는 후련함.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어떤 날은 고맙게 누구라도 공감해준다면 그렇게 힘이 될 수가 없다.  이러 '좋아요'가 좋을 수밖에^^



 '미생'   다양한 각도에서 삶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너무 이상적이어서 희망을 가져보고 싶고, 때로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안타깝기도 하다.


인생이 어차피 '미생'이라 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최선을 다한다고 실패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으면 달라졌을까 하는 미련은 가지지 않아도 되니까. 미련이 없어야 나아갈 수가 있으니까.


기간제 근무 종료일이 열흘 남짓 남으니 생각이 많아진다. 다시 취업을 알아보면서 시간 참 빠르다는 게 실감이 난다. 잠시 머무르다 갈 곳이라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다. 아직도 이방인처럼 어색한 곳인데 , 아침 출근길에 보이던 하늘, 퇴근길에 바라보던 하늘이 벌써 그리워질 것 같다.


계약이 종료된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6개월 종료에도 이런데 장그래 마음은 얼마나  허전했을까.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렘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떨리던 첫 출근날 생각이 난다. '학교'라는 특수한 공간 때문일까? 아이들 생각이 가끔, 자주 날 거 같다. 서운하고 허전하다. 그래도 잘했다고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삶'이라는  참 얄궂은  문제지 같다. 써도 써도 채워지지 않는 답안지 같다. 그래도 뭐든 썼으니 됐지 뭐.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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