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입히는
가물거리는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끝내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초라한 속죄가
옛이야기처럼
뿌연 창틀에 먼지처럼
가슴에 쌓이네
이젠 멀어지는 그대 미소처럼
비바람이 없어도
봄은 오고 여름은 가고
그대여
눈물이 없어도
꽃은 피고 낙엽은 지네
내 남은 그리움
세월에 띄우고
잠이 드네 꿈을 꾸네
-이선희 님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이선희 님의 추억의 책장은 빛바랜 앨범을 꺼내 한 장씩 넘겨 보는 느낌이라면,
싱어 게인의 64호님의 책장은 남몰래 숨겨둔 일기장을 꺼내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내려가는 느낌이다.
같은 노래인데 목소리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다른 것이 너무 신기하다.
화자의 감정과 마음이 달라서일까?
같은 달을 보아도
어떤 날은 슬프게도
어떤 날은 반갑게도 보이는 것처럼.
텍스트에 멜로디를 입힌 게 노래라면
그 노래에 마음을 입히는 게 싱어라는 생각이 든다.
입혀진 마음이 듣는 이의 마음의 주파수를 건드리면
그 노래는 특별한 노래가 된다.
위로가 되어 내 얘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기도 하며
그날의 친구가 되어 준다.
그것이 노래가 주는 힘이고,
많은 이들이 음악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