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문득 멈췄다
아파트 현관 입구 짙은 초록 사이로
연둣빛이 눈부셨다
여린 새순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제때가 되면 어김없이 돋아난다
참 신기하고 기특하다
자연은 이렇게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낸다
어제 내린 비 덕분일까
이 작은 생명들은 더 힘차게
세상을 향해 몸을 펼치고 있었다
그저 스치듯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오늘은 그 자리에 멈춰 한참을 보았다
아직은 연약하지만 그 연둣빛 안에는
싱그러움과 단단함이 공존한다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 이 나이가 되니
하나하나 마음에 들어온다
이 작은 존재들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이제야 깨닫는다
계절이 바뀌는 걸 알려주는 것도
묵묵히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언제나 자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