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비행기 안
비행기를 탈 때면
가끔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유난히 흔들리는 기내
은근히 스며드는 묘한 불안감은
만약 이대로 내 삶이 멈춘다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럴 때면
내 삶이 짧은 영화처럼 스쳐 지나간다
가장 후회되는 건
사소한 일에 화냈던 순간들
고마운 마음 제때 표현하지 못한 일들
걱정과 근심에 갇혀 일상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아까운 시간들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내 삶을 조금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무사히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마음 깊이 감사하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여행이란
그저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일만은 아니다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죽음을 조용히 떠올리며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