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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꽃 Aug 21. 2023

글쓰기 처방전

족집게가 따로 없었다. 이 책을 보다가...

목요일엔 글쓰기 수업.

글쓰기 수업 내내 난 고개를 끄덕인다.  모든 게 그냥인 내가 글을 쓰고 싶어 수업을 듣기 시작한 건 일 년이 살짝 넘었다.  즉흥적인 마음에 신청을 했고, 잘못 찾아왔구나 싶었고 견딜 수 없을 거라 여겼다.

다들 내공이 짱짱한 소위 경력직들이었다.  등단도 하고, 책도 내고, 평생 일기도 쓰고.

하지만 결론은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고, 다들 도망갈 거라고 여겼던 내가 살아남았다.

난 누가 봐도 이 교실에서 가장 글에 있어 무지했다.  그렇다고  받을 상처도 욕심도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잘 아는 게 힘이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었고, 수업 후 함께 먹는 밥이 좋았다.

 

그냥 한번 써보고 싶었다.  거창하게 책을 내거나 작가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단순하게 그냥.

남들 다 하는 블로그나 인스타..... 조차 하지 않는 내가

모든 지인들이 다 하는 카스조차 선택한 몇몇 외에는 몽땅 차단하는 내가.

이따금씩 생존을 날리는 정도의 글만 올리던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다.

얼떨결에 글을 하나 올리고 신청을 했는데, 바로 승인이 났다.  엉성하게 다녔지만, 일 년을 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브런치가 어려운 건 줄 몰랐다.

다섯 번째 올린 글이 또다시 얼떨결에 행운을 쥐고 메인에 떴다. 그때의 놀라움이란^^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나에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나에게 글쓰기는 그저 끄적임이었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너무 화가 나 하소연하고 싶은 때면, 억울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을 때도 그리고 좋은 걸 먹고 좋은걸 보고 나면 사라지는 게 아까워 짧게 메모해 놓는 게 전부였다. 욕심내 글쓰기 수업을 받고 나니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고, 도리어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내 글의 단점이 문제점이 보였고, 어려워졌다.  그러던 중 한 선생님이 책 한 권을 추천해 주셨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은유님의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멋지다 생각했었기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고민하던 내 마음이 놀랍게도 그곳에 다 있었다.


글을 써야겠다는 욕심이 생긴 후 정리한 나의 고민이다.

1. 나는 재능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면 글쓰기를 그만두어야 할까?

2. 잘 쓴 글을 보면 기가 죽어 내 글이 싫어지는데 이게 정상인가.

3. 솔직한 글이 과연 좋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4. 제목과 마무리가 늘 어렵다.

5. 주제를 생각하면서 써야 하는데, 쓰고 나면 곁길 어딘가에 서있다

6. 퇴고가 다시 쓰는 것보다 싫다.

7. 글이 점점 어렵다.


책 안에는 이보다 더 자잘하게 고민하던 모든 것까지 있어 얼마나 놀랐던지.

첫 문장을 고민하다 104쪽을 읽어보고 마무리가 잘 안 되면 134쪽을 펴보고

글감을 고르기 전 87쪽을 읽어보며 글의 주제가 희미해지면 129쪽을 펴다가

욕심이 났다.  그래서 책을 주문하고 말았다.

한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는 생각에.


가장 가깝게

가장 편하게 

일러준다.  글을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이들에게

일단 쓰고 잘 쓰는 법을.


나처럼 글을 처음 시작하고 고민이 많다면, 글을 쓰다 많은 생각에 부딪친다면, 나의 한계가 느껴진다면

읽어보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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