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분꽃 Aug 21. 2023

꼼데가 운다

나도 울고 싶다

빨래를 개어 아들방에 넣어주다가 흰색이 흰색 같지 않아 다시 들고 나왔다.

오랜만에 좀 깔끔 좀 떨어볼까나.

삼숙이에 흰 티셔츠를 넣고 삶다 보니 뽀애지는 게 온몸이 개운한 것 같았다.

그래서 욕심을 좀 냈다.  아들방에 들어가 흰 티셔츠 몇 개를 들고 나와 

옥*크린을 넣고 삶기 시작했다.

잠깐 삶다가 불을 끄고 급한 일부터 처리하다가 깜빡했지 뭐야.

부리나케 달려가 옷을 꺼냈는데, 세제가 너무 많이 들어갔나 보다

꼼데가 여기저기 빨간 물이 들었다.

얼굴 주변이 말이 아니다. 울긋 불긋하고 여기저기 핑크핑크하다.

이를 어쩐다.

락스를 뿌려가며  색을 빼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꼼데는 사망각다.


운동하고 들어온 꼼데주인에 놀라 허겁지겁 삼숙이에 넣었다.

답이 안 나온다.  사람은 살던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을

웬일로 깔끔 떨고 싶더라니~


꼼데 티셔츠를 사 입고 오는 날,

사주지도 않았으면서 비꼬았다.

"여름면티를 꼼데?  이건 아니지 싶다."

역시나 한 번씩 하얗게 해 줄 때마다 멋지지 못하게 한 마디씩 했다.

"엄마말이 맞지?"

그런데, 이런 사달을 내고 말았다.

그냥 눈뜨고 욕 얻어먹고 고스란히 물어줘야 할 판이다.


태연하게 목욕탕에서 들고 나오지나 말 것을.

아무 일도 없는 척 최대한 태연하게 나왔는데,

보자마자 말할걸 후회막심이다.

모양 빠지게 쇼한 게 그대로 들통나게 생겼다.


백수중이라서 지난번 봐둔 원피스도 다음으로 미뤘건만

꼼데랑 바꿔야 할 것 같다.

우왕~~~나두 울고싶다. 진짜 독한 빨간맛이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 처방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