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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꽃 Aug 22. 2023

그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마트 주차장에 가면 카트가 이리저리 서있는걸 자주 봅니다. 내 것만 차에 싣고 냉큼 도망쳐 나오는 사람들은 귀찮아서겠죠? 이해하고 싶지 않지만 그 마음,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이곳까지 왔다면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싶은 마음이었을 텐데...... 이렇게 나 홀로 역방향으로 놓고 가는 건 무슨 마음일까요?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귀찮아짐?  그래도 이러지는 맙시다.


몇 해 전 사무실 문을 열면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밤새 사무실은 안녕하지 못했더라고요.  어떤 화분이었는지 기억이 없을 정도로 그냥 평범한 화분이었어요. 비싼 것도 아니고, 예쁜 것도 아닌.

그런데 이렇게 화분만 가져갔습니다.  

귀찮았을 텐데..... 도로옆에 있는 사무실 문 앞에서 그냥 화분째 번쩍 들고 가는 게 훨씬 편했을 텐데 말입니다.  대담한 건지 아니면 정말 화분만 필요해서 꽃은 그대로 놓고 가신건지. 아니면 정말 영산홍을 싫어하는 분이신 건지... 그냥 웃음만 났던 날로 기억합니다.


이건 더 오래된 일이네요.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 마트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많이 팔고 싶은 마음에 핫도그를 꺼내 멋지게 디피를 하고 점심을 먹고 오니

오른쪽 핫도그 한쪽이 잘라져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어느 분이 한참 동안 서성였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모형인가 진짜인가 고민했겠죠?  진짜임을 확인하고 먹어 보고 싶었던 걸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잘랐을까요?

가위나 칼이 없었는데 말이죠.

지금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분의 심리가 궁금하긴 합니다.


이번엔 제 아들녀석입니다.

청소 좀 하라 하면 아무것도 건들지 말라고 도리어 큰소리칩니다.  나가라는 소리겠죠?  치워주려 하다가도 어린아이가 아닌데 맨날 청소해 줄 수는 없는 일. 오늘까지만 기다리겠다는 엄포에 어쩔 수 없이 청소를 하는구나 싶었죠.  이리저리 분주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새 뛰어 나갑니다.

뭐 대충 청소는 했더라고요.  그런데 침대 위에 메롱 거리는 인형은 도대체 무얼 말하는 거죠?

어디서 저런 인형을 구해왔는지 아무튼 곱게 눕혀놓고 나갔고 저는 살짝 놀랐답니다. 눈만 큰 버르장머리 없는 인형은 아마도 자기의 분신인 것 같습니다.  엄마를 맨날 골려먹는 녀석이거든요.


이건 위에 인형 놓고 간 녀석이 고3 때입니다.  평소 공부하라는 소리를 안 했더니 가끔은 고마웠다고 말하기도 하고 답답할 땐 억지로라도 공부 좀 시키지 하며 투덜거립니다.

그날도 공부는 안 하고 친구들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고 기다리는데 비가 왔어요.  나간다는 시간이 다되어 가는데 꼼짝 안길래 들어가 보니 침대에 누워 코를 골고 있었고, 장롱에는 저 녀석 둘이 떡 하니 붙어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놀랐죠.  주술가 득한 인형을 붙여놓고 자던 고3 아이의 심리.  비가 그쳐 강아지처럼 뛰놀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라 생각하지만, 고3이라서 그 나이에 이런 행동을~  맑은 아이로 단정 지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맑디 맑습니다.  


때론 엉뚱함이 즐겁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창피한 행동은 이젠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남에게 피해를 절대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많습니다.  이점은 배워야 할 것 같아요.  배려까지는 아니더라도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거.  그 또한 아름다운 행동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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