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분꽃 Sep 01. 2023

일년내내 건강하기

만원의 행복. 청귤청 만들기는 가성비 최강.

청귤차를 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부터 마음이 바뻤다.  8월초에는 초록색의 딴딴한 청귤은 산도가 높아 차로 마시기에 아주 좋다.  레몬의 10배정도의 비타민C가 있다하니 어찌 그냥 넘길수가 있을까.

어제 받은 청귤은 여전히 초록초록 하며 적당히 노란색도 띄는게 산도는 줄어들었지만 과즙이 풍부하고 달콤함이 가미되어 우리집은 요때를 기다렸다 주문한다. 9월로 갈수록 신맛은 줄어들고 단맛이 강해지며 날짜만큼 귤이 익어 살짝 물렁해져 썰기는 나쁘다.  하지만 과육은 최상.  입맛에 따라 주문해서 청귤을 담으면 일년내내 그야말로 행복하다.

8월31일 도착한 청귤 / 지금 바로 잠근 청귤청.

한 병을 선물 받고 청귤에 빠져 해마다 담기 시작했다.

청귤 두 박스를 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소다로 박박 문질러 찬물에 씻었다.

30분간 식초에 담갔다가 다시 한번 찬물로 뽀득뽀득 씻어 물기를 빼고 얇게 저몄다.

듬성듬성 썰어도 괜찮지만, 이렇게 청귤의 단면이 보이면 먹을 때 잘 우러나기도 하지만 보는 맛이 제대로다.이번엔 껍질을 까고 슬라이스 해서 담기도 했다. 담을 땐 불편하지만 남김없이 먹을 수 있어 훨씬 더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


과즙으로 당분이 녹아내리면 500ml투명한 청귤에 리본하나 달아 선물한다.

잠깐동안에만 나오는 청귤을 놓치지 않고 기억했다가 청을 만들어 선물한다는 건

어찌 보면 관심이며 정이다.

오랜만에 친구 만나 차 한잔 마실 때 수십 잔이 나오는 청귤차를 한병 선물했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명절에 가볍게 지인들에게 선물해 보니 다른 선물과는 다르게 부담 없이 기분 좋게 받으셨다.

암튼  나포함한 사람들은 핸드메이드를 심하게 좋아한다. 


탄산수에 청귤 몇 덩이 넣고 아주 달콤하게 여름을 보냈다. 아무런 기술 없이 깨끗이 씻어 차곡차곡 설탕과 함께 담아놓기만 했을 뿐인데... 그 결과는 아주 성대하다. 이러니 해마다 고민 없이 담으며 자꾸 욕심을 부리기도 하지만 욕심낸 만큼 내 사람들이 행복해하니 뭐 이정의 수고는 충분이 가치가 있다. 힘듦보다는 선물하는 즐거움에 웃음이 절로 나니 이걸로 충분하다.


찬바람이 조금씩 내게 온다.

나뭇잎이 물들기 시작해 세상이 멋스러워지면

덩달아 달려드는 감기.  검증 안된 사실이지만, 우리 가족은 청귤차를 일 년 내내 마시면서 감기로 병원 가는 날이 거의 없다.  늘 주사대신 병원비대신 소고기, 장어 먹자고 수선 떠는 나로 인해 생활비는 계속 쭉쭉쭉쭉 오르지만 알고 보면 병원이 어느새 멀지감치 가버렸다.

합리화하고 싶은 마음과 지금처럼 계속 병원비로 맛난 건 먹으면서 자주 뭉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해져

이 사단을 만들었지만, 우리 가족은 여전히 묵인하고 잘 따른다.

그들도  맛있다는 거겠지. 


암튼 가성비최강에 달콤한 차 한잔을 함께하는 시간까지.

쌀쌀함이 달달함으로 번지도록 오늘 청귤 3kg만 담아보면 어떨까.

설탕 빼고 만원이면 충분한데 ㅎㅎ




                     

작가의 이전글 악마의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