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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꽃 Sep 01. 2023

불꽃밴드. 누가 만들자고 했을까?

상주고 싶네. 칭찬해주고 싶네. 누군가 알고도 싶네.

목요일 저녁만 되면 마음과 달리 왜 그리 졸린 건지.  평소 12시는 거뜬히 넘기는데, 유독 목요일은 고개가 무겁다. 불꽃밴드에 대한 나의 관심이 이리도 크건만 저질체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10시 20분을 기다리기가 곤욕스러웠다.  어젠 슈퍼문을 보겠다고 들락 달락도 했건만 시원해진 밤공기도 내 졸음을 쫓아내지 못했다.

극약처방으로 오밤중에 얼음 띄워 커피 한잔을 들이켰다.

예민함이 일도 없는 나는 커피를 들이마셔도 조금도 변화가 없다.

마지막 필살기로 생뚱맞게 홈트를 했다.  다시 시작한 홈트.

하여튼 몽뚱아리로 하는 건 죄다 낙제점이다.  요가도 에어로빅도 못하는 내가 체조 같은 홈트는 그나마 딱!

덕분에 반듯하게 앉아서 기다렸다.


어제의 무대는 다섯 손가락이 최고였다.

이두헌을 내심 기다리고 있었지만, 다들 최대한으로 질러대는 노래 속에서

나지막이 쏟아내는 진심은 뭉클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게다가 이두헌의 글썽임으로 울어버렸다.

이유불문하고 남이 울면 괜히 따라 우는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

이두헌은 예전에도 멋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멋지다.

슬쩍슬쩍 보이는 최태완 님과  이태윤 님을 보면 문득 우리 조용필 님이 그립다.

뭐 하고 계실까.

조용필 님께 오빠 취재하고 싶어 기자가 되었다는 말을 하려고 중학생 때는 기자가 되고 싶었고 조용필 팬들의 거국적인 꿈, 오빠네 가정주부가 되고 싶었다. 점점 현실을 알게 되면서 돈을 모아 동네주민이 되고 싶었지만,콘서에서 간간히 만나는 아쉬운 사이다.  일 년에 한 번으로 정해놨던 게 50대가 되면서 두 번으로 늘렸고 이 정도면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ㅋㅋ 암튼 어떻게든 우리 오빠와 연결하고 싶은 이 맘에 또 곁가지를 슬쩍 놓았다. 널리 이해해 주시길~


김종서는 변함없이 김종서였고, 마린룩을 멋지게 입고 온 이치현 님은 역시~ 너무 단단해 답답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살짝살짝 인간미를 뿌려주니 어찌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늘 멋지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젠 노래도 역시였다.  생존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적중했다.  권인하 님은 너무 호랑이만 고집하신건 아닌지.  암튼 밴드는 다 멋지고 어제의 권인하님은 어른이셨다.  엉뚱 미, 반전미의 전인권 님. 이 구역의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는 사랑과 평화.  김태원남은 가끔씩 날리는 한마디가 참... 깊다.


헤어짐은 아쉽지만, 만약 이 장치가 없다면 재미가 적잖게 줄어들 테니 어쩔 수 없고.

경연은 경연다워야 하니 순응하고 보는 수밖에. 

어제의 순위는 내가 정확하게 맞췄다는데 의미를 두고, 벗님들이 생존하심에 감사린다.

밴드는 역시 멋지다.

누구의 머릿속에서 이리 멋진 생각이 나왔는지... 감사함을 전하련다.  아무도 모르는 내가 ㅎㅎ

목요일에는 불꽃밴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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