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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꽃 Sep 26. 2023

사랑이 그리워 드라마를 본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나는 이 여자가 예쁘다."

"저 마음이 귀엽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두렵다. 내가 무섭다.

다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 봐.

하지만, 이제 나도

"오늘 같이 잘까요?"

행복해지고 싶다.

 박병은 배우의 등장으로 시작했다가 이민기 배우의 깊음에 반했던 드라마다.


불편해 소파에 앉다가 진정 편해져서 바닥에 앉는 여자.

상처를 주게 될까 봐 삭이고 삭이는 겹겹의 남자.

나를 보이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 나만의 아픔을 공유하기보다는 연인이길 포기하는 여자.

현실직시가 너무나 뚜렷해 따뜻한 세상을 욕심낼까 두려워 철저하게 닫아버리고 마는 여자.

윽박지르지만 눈빛이 아기 같은 남자.

상처로 당당해지는 사람과 상처로 숨어버리는 사람들이었다.


어렵게 시작한 이들의 사랑을 보며...

최소한의 터치가 이리도 떨릴 줄이야.  서로 조심하는 마음. 서로 선을 넘지 않는 그들만의 영역.

난 그게 부러웠다.


너무나 사랑했고, 너무나 소중했고 헤어지기 싫어 결혼을 했다.

하지만, 나만의 방을 만들지 못하고 선을 다 허문 탓에 가끔은 나만의 공간을 찾았다.

아마도 이건 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남편은 50을 넘어서기 전 자기의 방을 만들었고

나는 18개월째다.

남편은 나무를 만지고, 나는 글을 쓰고.


둘 다 서툴지만 열심이다.

떨려 숨소리가 커지던 그때처럼.

처음은 다 그러니깐.

선을 넘지 않고 온 마음 다해 응원하면서.


드라마 사랑은 참 예쁘다.

내 사랑도 가만히 보면 여전히 예쁘다.

그래서 가끔은 온몸이 떨리고

눈물이 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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