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식 걱정은 제가 할게요.
하루 전 새벽에 도착해도 눈치가 보이는 명절.
사실은 엄마도 싫단다.
말 많은 명절.
걱정이라는 말로 사정없이 간섭하기도, 상처주기도 하는 명절.
너희들에게만은 아니야.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평생을 그리 사셨고,
이게 옳다 생각하니 따라야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기분 좋게 할 수 있는데 까지만 하고 살자.
자랑하면 손뼉 쳐주고,
또 자랑하면 칭찬해 주고.
하지만, 자랑 끝에 내 새끼 걱정하듯 디스 하면
그땐
숨 한번 크게 쉬고
속으로 참지 말고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바로 말할게.
제자식은 제가 걱정할게요.
걱정할 거 하나 없다는 거 알려줄게.
싸우자고 덤비는 건 아니고 웃으면서 당당하게.
내 새끼는 내가 충분히 믿고 있음을 선포할게.
멋지게.
너희 둘 다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면 많이 달라질 거야.
셋집이 가끔씩 모이는 게 즐겁도록 애써보겠지만, 그게 맘처럼 안되면
서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얘기하고 하기.
그놈의 1/n은 절대 우리 집에 없었으면 좋겠어.
평등 같지만 첫째만을 위한 일이지 형제를 위한 일은 아니더라.
마음으로 풀어야지, 의무, 도리, 평등을 외치다 보면 정말 힘들 때는 숨게 되더라고.
형식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엄마가 매일 말한 것처럼
어긋남이 생길 땐 엄마, 아빠가 아니라 너희들은 너의 가정을 지켜야 해.
잠깐 서운해도 그게 맞아.
뭐라 뭐라 해도 내 새끼가
내 집이
내 짝꿍이 가장 중요하단다.
혹시.. 이런 일이 생기면 살짝 얘기해 줘. 안 서운해할게.
우리도 지금처럼 알콩 거리며 살아볼 테니
남의 말에 휩쓸리지 않고
남의 시선에 아파하지 말고
내 생각대로 곧게 뻗어보자.
의무처럼 찾아가지만 그날만은 최선을 다할 명절을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