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
뒤돌아볼 용기가 없었고, 내일을 말하는 것조차 두려웠다.
몸은 살아 있는데 마음이 없는 날들이 있었다.
한동안 계속 들었던 말은
"미래를 보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미래를 보다가 꼬꾸라 질까봐 걱정돼"
라는 말이었다.
솔직히 낭떠러지를 보며 살아간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틸려고 생각도 많이 했지만
공허함이 너무 심해서 한동안 글을 쓸 용기도 없어 잠시 멈췄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살아낸다.
눈물로 자꾸만 젖어드는 하루를 버티며,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건넨 안부에 마음이 흔들리고,
작은 햇살 하나에 이유 없이 따뜻해지고,
끝났다고 믿은 자리에서 작은 숨을 쉰다.
“살아갈 이유”가 분명해서가 아니라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서.
상처는 사라지지 않아도 그 자리를 안고 걸어갈 힘이 조금씩 생겨난다.
다시 살아가는 건 과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을 품고 나를 품는 일이다. 나는 여전히 불안할 것이다.
때로는 주저앉고, 때로는 눈을 감고 싶겠지.
하지만 나는 안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조차
나의 다음을 준비시키고 있었다는 걸.
그래서 나는 오늘, 조금 더 나를 믿는다.
한 걸음이든, 반 걸음이든.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서는 이 몸이
오늘을 살아내는 이상
나는 분명, 다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