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봐, Flex 할 수 있는 소원, 거기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
어른이 되고 나서, 요즘 친구들이 한다는 Flex가 있다.
어릴 때 먹고 싶었던 구슬아이스크림을
제한 없이 한가득 퍼먹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내게도 그런 것이 있었나? 있기는 있었나?
어른이 되면, 자유로워지면 하고 싶은 게 있었나?
무의식에 따라가는 게
그게 어쩌면 진짜 원하던 길로
이끌어 준 것 같기도 하단
생각이 드는 참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에서는 무의식 얘기가 나온다.
브로콜리 생각을 하던 라일리의 무의식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브로콜리가 신념이 있는 데까지 떠내려와 닿은 것이었다.
해야 해의 길보다, 그냥 끌려서, 하고 싶어서 한 게
지나고 보니 나를 만들었던 경우가 있다.
게다가 좋으니 계속하고, 경험이 쌓이고,
잘하게 되던 일이다. 그러던 차에 영화에서 브로콜리 부분을 본 것이다.
해야 해에 이끌렸던 내가 바라던 것은
무의식에 담겨있었을 것 같다. Flex 하고 싶었던 어떤 것.
어떤 길을 따라가려고 했을까
3개 골라도 돼, 그중에 1번만 살 수 있어할 때,
나머지 2개가 진짜였던 것처럼
어떤 두 개를 골라 담았었을까, 지나쳐 온 건 뭐였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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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담장은 넘어가면 안 되는 거야라고 하면서,
귀퉁이 담장 넘기에 재미가 들렸었다. 게다가 잘 넘어갔다.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는 거야라고 주워 들고 다니면서,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으면 슬쩍 내려두고 왔었다.
마음속으로는 이러면 안 돼, 하면서.
그냥 처음부터 넘어버리고 처음부터 버려보면 어때
그래도 돼,
하지 말라는 건 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슬금슬금 넘어가고 싶었다.
툭툭 내뱉으면서 누르고 있었다.
센 척을 하고 있었다. 어른이 아닌데 어른인 척 다 살아본 척,
가봐야 안 될 거라고, 지레 포기하고 이게 효율적이라고 합리화하며 살았다.
한 번 실패하면 끝인 거라고
그러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차라리 안전한 거라고
스무 살 때부터 뭐든 하고도 남을 나이의
마음가짐이라는 게 그랬다니, 그랬다니, 그랬다니!!!!!
지금에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지금은 다른 말을 할 수 있다.
실패는 실패고, 경험이 되고, 자산이 되고, 나를 알게 된다고.
삶은 변수고, 알 수 없을뿐더러 잘 되면 땡큐고, 아니어도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효율적, 그놈의 가성비, 이 두 가지 말만 내게서 버리면 될 것 같다고 본다.
마음이 가는 대로 가다가
닥쳐보면 그때 가서 방법을 찾아도 된다고.
미리 안될 것, 불안을 끌어안고 살지 않아도 된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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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필리핀 영어강사를 데리고 사업을 했다. 태풍과 지진의 변수가 많은 가운데
일을 해나 가는 건 이런 것이었다. 틀어진 스케줄을 다시 잡고, 상담을 하고, 보충을 하고,
확실하고 보장된 안전한 것이란 게 없었다.
마음이 넉넉하고 잘 될 거라고 긍정적인 사장님과 달리 직원들은 반기를 들었다. 이렇게 태평하시니 우리가 고생을 하지 하면서, 최악을 가정하고 일을 척척척 꾸려갔다.
앞서 7년을 일한 회사에서도 사고처리 반이었다. 늘 긴장해 있었지만 해낼 수 있었다.
경험은 누적되었고, 오만가지 계획은 들어맞았다.
햇빛을 많이 받고, 감기에 걸리면 말을 해야 하니 빨리 낫겠다고 항생제를 먹었다.
지하철 역 미세먼지 1위인 곳을 오가며 스트레스까지 많이 먹던 어느 날 면역력이 툭 떨어졌다.
자가면역질환에 당첨이다. 내가 나를 공격한다. 희귀 난치병이라고 병원비도 1/10로 감면해 준다.
병명을 들은 사람은 괜찮냐고 걱정하지만 오래오래 살 수 있다. 약만 잘 먹으면 일반인이다.
불안을 내려놓고 행복을 택해야 할 이유는 여기에도 있다. 이래도 (쭉 잘 )살다 죽을 수는 없다.
불안은 끌어안을수록 뭔가를 해내지만, 숙주(?)인 사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기쁨과 행복과 즐거움으로 달래줘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의식적으로 불안을 덜고 현재를 보고 현재의 감사를 누리려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