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있었다.
이런 식인 줄은,
그냥 그런 줄 알았다.
나도 모르게
손길을 그리워하고
그렇게 만들고
괜찮다고 말해달라고
열을 내고 있었다.
드러눕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런 방식으로.
알고 난 지금에서야
이제서야 더는 그러지 않는다
꼬마 아이가 마치 아야 아파하며
나 좀 봐줘하는 시선으로
한참 위에 있는 엄마 얼굴을 올려다보는
그런 것을 관두었다
---------------------------------------------------
그런 말을 읽었다. 처음의 원인은 다른 것이었을지라도
이후 손길이, 애정이 다가오는 걸 안다. 그렇다면
그게 좋아서 자신을 스스로 아프게 만든다고.
그게 말이 돼? 어떻게 그래?라고 하면서 돌아보면
어렴풋이 엄마가 다가와 열이 나는 내 이마에 손을 짚어준 일,
녹두죽을 쑤었다며 말해준 일.
머리에 열이 나서 코끼리가 위아래로 둥둥 뛰어다니는
그래픽 같은 화면을 보다 깨고, 또 깰 때도
엄마가 다가와 있었던 일이 떠오르는 것이다.
엄마는 동생들의 엄마였다.
분명 내 엄마이기도 했는데,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엄마였던 기억이 더 크다.
엄마 옆에서 양파를 까면서, 알맹이를 찾겠다고 끝까지 다 깨버렸던 날
엄마가 웃었던 기억, 엄마 옆에서 뭐라도 하면서 붙어있으려 했던 기억
그런 것들이 남은 가운데, 나에게 단독으로 다가오는
따스한 손길은 온전히 내가 아픈 날이었던 것이다. 드문 드문 몇 년에 한 번씩.
남편과 큰 소리가 오고 가면 머리가 아파왔다.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생각을 많이 해서, 머리에 열이 나서,
위와 같은 이야기를 스쳐 듣고 나서는
손길을 이해를 받아보려
스스로 머리가 아프게 만든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자 머리가 말짱해졌다. 거짓말 같이.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지? 하고 모르고 있던 에너지 버튼이 눌린 것처럼
------------------------------------------------------------------------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런 것을 날려버리고 나서야
자유로워졌다.
지난 해 친정에 갔을 때의 일이다.
설거지를 하고 주방에서 분주한 엄마옆에서 상차림을 할 것을 들고 날랐다.
나름 분주한 나였다. 그와중에 엄마는 이렇게 저렇게 지시를 했고, 따르기에 바빴다.
그리고 나서도 돌아오는 말은 알아서 좀 하라는 말이었다.
그 때, 슬그머니 눈물이 차올르는 걸 느꼈다.
이거다.
어릴 때부터 느껴왔지만 꾹 눌러담았던 감정, 그게 같은 상황이 되자 올라온 거다.
그이후 며칠 뒤, 거실에 누워 같이 자던 날 밤이다.
엄마에게, 나는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 칭찬받고 싶었다고
잘하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말은 알아서 잘해라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엄마는 미안하다 몰랐다고 말했다. 다 큰줄알았는데 애기가 있네 라고도 했다.
그랬다. 거기서 나는 멈춰있었던 것이다.
환갑이 넘은 엄마에게 말을 해서 얻은 것은 뭐였냐면 자유다.
엄마는 뭘 그런 걸 갖고 그래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일단은 받아줬다. 고맙다.
그러고 보면 나도 내 아이가 엄마 나빠, 엄마 미워라고 말한들 타격감이 없다. 그냥 웃고 넘어간다.
그런 말을 하는 것조차 엄마한테 뭐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내게,
아이가 그런 말을 할 용기를 줬다.
그럴 리가, 에이 설마, 아니라고 해도,
마음은 그렇게 향하고 있더란 걸 아는 때가 있었다.
자유를 얻으려면 인정받고 싶음에서 해방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