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성장하는 엄마가 아이에게 남겨 주고 싶은 것

아보스_(마음) 환경의 힘

by 봄이

40년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사는 게 근 3년 정도인 듯하다. 900일 넘게 새벽기상을 이어가고 칼질도 못하던 나를 뒤로 하고 아이는 엄마의 밥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전국을 무대 삼아 일을 하고 있다.

학창 시절에도 이렇게 무언가를 몰입하고 최선을 다했던 적이 있을까.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 가장 열심히 살았던 1년이라 칭했고, 이후에 방송을 즐기며 10년 이상을 보냈지만 그래도 40이 된 지금의 나보다는 덜 했던 것 같다.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참으로 많고 그것 때문인지 한 가지를 향해 치고 나가는 힘은 아쉽지만, 삶에 대한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살아가는 힘은 바로, 가족.


딱 마흔. 아이는 여덟 살. 허송세월을 보내며 아름답게 살지 못했던 나의 10대, 지금 돌이켜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유전적으로의 아이의 미래를 그리는 것보다 환경적인 요인에 힘을 믿는 나로서는 아이에게 주고 싶은 건 딱 하나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고자 한다, 진심으로 기쁜 마음으로.




"아이가 어떤 환경에 머무르나요"


아이는 어떤 환경에 머물러야 할까.

어릴 때 아빠가 크게 아프셨고, 흔히 생각하는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란 몇 년의 시간이 있었다. 이후로도 아빠의 재활, 엄마의 힘듦을 고스란히 감정으로 느끼며 살아왔는데 사실 그러한 것이 이유라기보다 그 안에서 오가는 부정적인 뉘앙스에 나는 힘들었던 것 같다. 무언지 모를 부정이 마음에 항상 머물러 있었다. 사실 그것을 알게 된 것은 결혼. 자꾸 부대끼는 감정을 알아가기 위해 다양한 책을 보고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내 감정들.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며 힘들기도 했지만, 결국 새벽기상을 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늘림으로써 나를 새로운 지도 위에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사실 우리 가족을 위한 일.


아이에게 주고 싶은 것은 딱 하나다. 아이가 오유지족 하며 살아갈 힘을 만들어 주는 환경을 조성해 주자는 것.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언제나 가슴에 새겨져 있는데, 사람은 모두 각자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 분 일 초 빈틈없이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하루의 단 몇 시간 동안만 와! 행복하다!라는 감정이 오가고, 또 어떤 시간은 고뇌에 잠기기도 하며, 좋지 않은 일들을 겪고 떠오르기도 할 것이다.

이 모든 순간의 감정을 내 안에 받아들임과 그 안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 그리고 감사와 긍정의 힘으로 채우자.



"그래서 내가 아이에게 해주는 것은"


1. 감사

매일매일 너의 존재를 통해 감사를 느낀다고 말해준다. 아이가 해주는 말, 행동으로부터 느껴지는 감사를 말로 표현해 준다. 이를테면, "너와 달을 보며 소원을 빌 수 있다니! 소원이 정말 이뤄질 것 같아. 함께 해줘서 고마워!"


2. 습관

습관의 힘을 안다. 그리고 믿는다. 나는 원래의 나와 정 반대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 이를테면 30년 넘게 야행성이었음에도 3개월 정도의 고된 노력을 끝으로 3년의 새벽형 인간으로 바뀌었다. 그 시간에 책을 읽는 습관을 더했고 멍하니 영상을 보는 습관을 버렸다.


3. 책과 가까이하는 환경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 우리 집엔 티브이가 없는데, 나는 원래 티브이를 정말 좋아했다! 의도치 않게. 부모님은 티비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틀어놓으시는 스타일이었는데, 나는 그것이 성인이 된 내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다행히 남편은 책이란 책은 다 읽은 사람이라 어렵지 않게 내 환경을 바꿀 수 있었다. 아이는 아침마다 눈을 비비며 책상에 앉아 책을 본다. 비우라고는 하지만 아이의 책만큼은 비우지 못하고 꼭꼭 싸매고 가고 있는데, 내 책도 많아서 마냥 좁지 않은 우리 집에 여유 공간이 없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책은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4. 감사로부터 스며드는 긍정

내가 매일 다이어리에 쓰는 몇 마디가 있는데 예쁜 미소, 무해한 마음, 감사한 마음이다. 지내다가 순간 내 생각 같지 않을 때 무의식 중에 입꼬리를 올린다. 그러고 나서 지금 나에게 내 앞에 주어진 것들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다. 내 멋진 노트북 고맙다! 예쁜데 내 마음을 다 담아주는구나! 커피 고맙다. 하루를 깨워주는 내 친구. 남편 고맙다. 아이 챙겨준 덕에 내가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었어! 이런 눈앞에 보이는 대로 생각을 하고 나면 나 또한 세상에 받은 만큼 무해한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이것은 긍정으로 이어진다. 짜내지 않은 긍정. 이 부분은 나도 지금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나의 마음들이 아이의 삶에 잘 전해지기를 바라본다. 흔히 말하는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매일 되돌아보고 여전히 고민이 많지만 이런 시간은 서서히 쌓여가지 않을까.


좋아하는 노래 가사로 이 글을 갈음해 본다.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keyword
이전 05화영감의 장소, 공덕역 던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