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을 통해 몸에 각인된 습관들은 어느새 우리 삶의 95퍼센트를 차지하게 되었다. 몸은 마음이 되었고, 무의식이 몸을 대신해 거의 모든 행동을 이끈다. 우리는 단지 5퍼센트의 의식만으로 하루를 살아가며, 나머지 95퍼센트는 깊이 뿌리내린 무의식이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우리를 지배한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몸 안에 숨어 있는 무의식적 마음을 끌어내어 존재의 상태 자체를 바꿔야 한다. 상처를 마주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일이 아니다. 반복된 행동과 감정들이 이미 나를 이루는 구조물이 되었음을 온전히 인정하는 일이다. 마음과 몸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기에, 무의식이 된 몸은 매 순간 과거를 재연하며 우리를 과거로 끌어당긴다.
내 깊은 곳을 바라보면, 나는 여전히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품고 있었다. 사소한 일에도 불쑥 솟구치는 감정의 폭발, 무심코 내뱉는 "그때 그 일이 있어서"라는 말버릇은 나를 또다시 과거로 되돌려놓는다. 나는 변명처럼, 혹은 위안처럼 과거를 끊임없이 불러내며 현재를 갉아먹고 있었다.
과거를 떠올린다는 것은 단순한 기억의 조각을 더듬는 것이 아니다. 그때 느꼈던 아픔을, 벗어날 수 없었던 절망을, 마치 오늘 처음 겪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시 경험하는 것이다. 나는 그 감정을 반복하고 훈련하듯 되새기며, 점점 과거의 감정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나는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전에 멈춰버린 시간 속을 여전히 살아가고 있었다.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오늘도, 내일도 같은 고통을 품고 있었다. 그런 삶이 계속된다면 — 그것은 무의미하고, 괴로우며, 스스로를 고문하는 일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성격이 자기 감옥이다'라는 말이 있다. 고착된 감정의 습관들은 결국 나를 나 자신 안에 가두어버린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스스로 쌓아올린 무형의 감옥 안에 갇혀버린다.
그러므로 나는 끊어내야 한다. 불필요한 생각, 쓸모없는 감정의 반복을, 과거라는 이름의 무게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끊어내겠다는 다짐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짐할수록 오히려 과거의 그림자는 더 짙어지고, 더 집요하게 나를 휘감는다.
진짜 길은 다르다. 억지로 지우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이 스며들 틈조차 없을 만큼 나를 성장시키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가슴을 뛰게 하고, 나를 살아있게 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일에 온 마음과 몸을 던져야 한다.
몰두는 가장 위대한 치유다. 쓸모없는 생각을 없애려는 싸움이 아니라, 생각할 겨를조차 없을 만큼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것. 그렇게 될 때 우리는 과거를 떨쳐내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현재의 내가 과거를 놓아줄 수 있다.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새롭게 채워나가는 것. 지금, 이 순간을 단단히 살아가는 것.
오늘 단 10분이라도,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위해 사는 것. 그 작은 시도가 쌓여, 결국 새로운 나를 만들어낸다. 습관이 성격을 만들고,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 그리고 운명은 인생을 바꾼다.
나는 믿는다. 오늘 내가 사랑한 단 10분이, 내일을 바꾸고, 나를 바꾸고, 결국 나의 인생 전체를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이끌 것임을.
https://medium.com/@irenekim1b/dont-live-in-the-past-efaeef51553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