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란, 어쩌면 자기 자신에 대한 내면의 평판이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서 비롯된다.
"나는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너는 정말 대단해."
이런 말들을 매일 거울 앞에 선 나 자신에게 속삭인다. 확언처럼, 주문처럼. 그렇게 스스로를 북돋는다.
하지만 문득, 이런 말들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리 입으로 사랑을 말해도, 내가 나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말들은 허공에 흩어지는 메아리일 뿐이다. 스스로를 흠모하지 않는다면, 마음 깊은 곳에서 그 말을 믿지 못한다.
그렇다면, ‘자존감’, 즉 내가 나를 바라보는 이 평판은 어떻게 하면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그 질문의 끝에서 나는 하나의 진실에 닿는다.
바로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
살아보니 가장 중요한 약속은 언제나 타인과의 약속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그리고 그 약속을 가장 자주 어기는 존재도 나 자신이었다.
우리는 종종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내일부터는 운동을 할 거야. 책을 읽고, 공부하고, 나를 잘 돌볼 거야.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아름다운 말만 하며, 더 나은 하루를 살아갈 거야.
하지만 그런 다짐들이 현실을 바꾸지는 않는다.
다짐은 생각보다 쉽다. 진짜 어려운 건, 행동이다. 그리고 단 하루 행동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새로운 삶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내일 그 다짐을 지키지 않을 이유는 너무도 많고, 유혹은 늘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매일, 나는 자신과의 약속을 다시 해야 한다. 매 순간 다짐하고, 또 행동하고, 그 반복이 나의 정체성이 될 때까지.
하지만 나도 안다. 나는 또 약속을 어길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실패는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더욱 중요한 말이 있다.
"오늘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나는 너를 사랑해. 너라서 좋아."
진정한 사랑은 조건 위에 세워지지 않는다. 다정해서, 똑똑해서, 멋져서가 아니라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인 사랑하는 것이다. 수많은 허물과 결핍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감정.
나 자신에게도 그래야 한다. 나는 때로 나를 실망시키고,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라는 존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힘. 그것이 자존감의 뿌리이고, 진정한 자기애의 시작이다.
결국, 자존감은 화려한 확언이나 격려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작은 행동 하나, 어제의 나보다 오늘 조금 더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 실패한 날조차 자신에게 건네는 다정한 용서. 이 모든 것이 모여 나를 믿게 만들고, 나는 그렇게 조금씩 나 자신과 사랑에 빠져간다.
자존감은 멀리 있는 이상향이 아니다. 그건, 매일의 선택이고, 매일의 태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오늘도 나를 사랑한다." 라는 고요하고 단단한 고백이다.
https://medium.com/@irenekim1b/self-esteem-a-love-that-begins-within-df9a1c7b099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