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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영 변호사 May 08. 2023

무죄를 받는 과정

거짓된 공소사실은

완벽하게 위장한 스파이에 비유할 수 있다


공소사실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관계를 밝혀

공소사실이 거짓임을 밝히는 과정은,

완벽하게 위장한 스파이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과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완벽한 위장에 속아 스파이의 말을 믿을 뿐,

스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 것처럼,


재판부 역시

수사기관이 수사를 거쳐 증거를 확보하여 검사가 기소한 공소사실이 사실이라고 믿을 뿐,

공소사실이 거짓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은

반성의 기미가 없는
죄질이 나쁜 피고인으로 비칠 뿐이다.



물이 담겨있는 투명한 물통에

검은색 먹물 한 방울이 떨어지면,

물통에 들어있는 물이 검게 변할 것이다.


이미 검게 변한 물을 다시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물통에 들어 있는 물의 몇 배 이상의 물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재판부가 피고인의 말을 믿게 하는 과정은,

검사가 수사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수사기관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몇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검게 변한 물을 투명하게 만들어야만,


수사기관이 수사를 거쳐 증거를 확보해 기소한 공소사실이 거짓임을 밝힐 수 있고,

비로소 무죄가 선고되었다.


그렇게 힘겨운 노력의 시간들을 거쳐야만
비로소 피고인의 억울함을 밝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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