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명령 발령이전과 달라진 사정이 없는 경우
형사재판은 검사가 기소를 하면 시작된다.
검사는 약식기소도 할 수 있고 정식기소도 할 수 있는데,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피고인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민 없이 정식재판을 청구할 것이다.
그런데, 약식명령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하는지 여부를 고민하는 피고인들이 있다.
위 피고인들이 정식재판청구 여부를 고민하는 이유는,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벌금액수가 크다는 등의 이유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싶은데,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벌금액수가 줄어드는 등
더 유리한 판단을 받을 수 있는지
아니면
벌금이 그대로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정식재판 청구는 약식명령 송달받고 7일 이내에만 가능하다.
7일이 지나면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식재판청구를 할 수 없다.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1심 선고이전에는
언제라도 정식재판 취하가 가능하므로,
정식재판청구 여부가 고민이라면,
우선 약식명령을 송달받고 7일 이내에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한 후에,
정식재판 청구여부를 고민하는 것이 안전하다.
세상에는 100%의 가능성은 없다.
단지 더 높은 가능성이 있을 뿐이기 때문에 정식재판 청구여부를 고민하는 피고인들에게 확답을 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수천 건의 형사사건을 변론해 온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실무상 벌금액수를 줄여달라는 이유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벌금액수가 줄어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정식재판에서도, 약식명령과 같은 액수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이유는
정식재판 선고 전까지
약식명령 발령 이전과 달라진 사정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해해 보자.
피고인이 수사단계에서 합의를 하고, 사건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서 통상의 경우라면 정식기소를 할 사건인데 검사가 1천만 원의 벌금형을 구형하는 약식기소를 했고, 법원도 검사의 청구대로 1천만 원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발령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피고인이 1천만 원의 벌금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정식재판을 청구하더라도,
정식재판에서 약식명령 발령 이전과 달라진 사정이 없는 경우라면, 1천만 원이 그대로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에 그 정도가 중하지 않은 손괴죄를 범했고, 피고인이 초범인 등의 사정으로 검사가 벌금 50만 원을 구형하는 약식기소를 하고 법원도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했다고 가정해 보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후에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면,
고정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에서는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 발령 전과 다른 사정이 발생했기 때문에 벌금형을 감경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정식재판 청구 이후에 합의를 하는 등
약식명령 발령 이전과 달라진 사정이 없으므로
벌금 50만 원이 그대로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적으로는,
약식명령 발령이전과 달라진 사정없이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선고를 받은 경우, 벌금액수가 그대로일 가능성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다만, 세상에 100%는 없기에 약식명령 발령이전과 달라진 사정없이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선고를 받았는데 약식명령보다 벌금액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결국,
피고인이 한 번 더 법원의 판단을 받고 싶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된다.
변호사 선임비용이 고민이라면, 담당 재판부에 국선변호인 선정청구서를 제출해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필자가
16년 동안 5천 건 이상의 형사사건들을 변론할 때마다,
그 수천명의 피고인들은 항상 필자에게 ‘정답’을 물어봤다.
하지만,
필자가 수천건의 형사사건을 변론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세상에는
정답도 없고, 100%의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었다.
단지 더 높은 가능성만이 있을 뿐이었다.
세상에 정답은 없지만,
세상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정답이라면 정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