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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옙히 Apr 18. 2021

35 프라하의 재즈바

비틀즈의 흔적

동유럽 하면 많은 사람들이 프라하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붉은 지붕과 삐뚤빼뚤한 다리,

달콤한 흑맥주와 재즈가 어우러진 이곳.

사랑스러운 도시다.






세비야에서 인사하고 그라나다에서 함께 했던 채은이 프라하로 왔다. 까미노를 마치고 유럽을 돌아다니다가 마땅한 방향을 찾지 못해 여기까지 흘러왔다고 했다. 약 3주 만에 본 건데, 낯선 타지에서 아는 얼굴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따뜻한 일이었다. 함께 까를교를 걷고 사진을 찍으며 한국에서 보자는 인사를 나눴다.

▲ 신 시가지 광장의 모습.


묵었던 숙소는 한인민박이었는데, 스태프로 일하는 형은 사진작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프라하 곳곳에서 발견한 자신만의 스팟을 나에게 공유해주며 새로운 사진 보정법을 전수해줬다. 사진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소중한 기회였다. 함께 보드카를 마시며 사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보드카를 마시다가 쓰레기통에 그동안 신던 신발을 버렸다. 하루에 적게는 11km, 많게는 24km를 걸으며 사진을 찍다 보니 신발이 버텨내지 못하고 터졌다. 특별히 아끼거나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누볐던 추억이 담겨 버리는 것에 망설임이 있었는데, 이 날은 왠지 버리고 싶어 졌다. 사진의 길을 걷는 사람을 보며 마음속에 어떤 바람이 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레논 벽의 모습.


다음날 백조가 많던 전망대 옆의 레넌 벽을 방문했다.

레넌 벽은 1980년 존 레넌이 암살당했을 때 프라하의 음악인들이 레논을 추모하기 위해 낙서를 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다 1988년 폴란드 자유노조 운동으로 동유럽 혁명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이 벽은 체코슬로바키아 민주화 운동의 근거지가 되었다. 벽 앞에는 많은 음악인들이 특유의 힙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동유럽 하면 많은 사람들이 프라하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붉은 지붕과 삐뚤빼뚤한 다리,

달콤한 흑맥주와 재즈가 어우러진 이곳.

사랑스러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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