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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런, Lohause, 음악기호(달세뇨, 코다)

기타 여행_0023

by WaPhilos

“안녕하세요”

“아우~ 피곤해 죽겠네!!~”


저녁 8시 문화센터 한스 기타 교실이 시작이다. 한 선생이 맨 앞 보드 칠판 앞의 의자에 걸터앉는다.

“잘 지내셨지요?” 학생들은 그저 "네"하고 짧게 답할 뿐이다.


“이번 주가 종강인 거 아시죠?, 다음 주는 휴강이고 여름강좌는 6월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

그렇다 문화센터에서 온 문자대로 4 절기 기준에 봄 강좌는 3,4,5월 3개월 동안이고 수업은 12번이다. 한 달에 5주가 있는 달이 있기에 5월 마지막 주는 휴강이다.

“저 좀 바뀐 것 좀 없나요?”


곱슬 브리지의 어깨와 귀 끝 중간까지 오는 헤어스타일과 청바지와 티셔츠... 그 외 바뀐 것이 없는데.. 그저 안경이 검은색이었는지... 고동색 뿔테였는지...

“오 어떻게 아셨어요?” 반장 아줌마가 금방 알아맞혔다. 오랫동안 익숙해진 안경 쓴 애완견 푸들 얼굴과이라서 바뀐 안경도 바로 알아본 모양이다.

그 사연일랑... 가까운 것은 안경을 벗고 돋보기로 봐야 하는 나이가 된 한 선생은 가까이 컴퓨터를 하다려고 벗어놓은 안경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 안경을 발로 여러번 밟게 되었다는..


“어 이거 뭐지? 하고서 그냥 지나친 거예요. 바닥에 뭐 떨어진 물건 이겠지 하고. 그리고는 또 일을 보다가 한 두세 번 밟았나 봐~. 그리고 이제 잘 때가 돼서 안경을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지? 그래서 문득 생각난 게 아까 뭘 밟은 거 같아서 돌아가 보니 글쎄 완전 박살을 내놓을 거 있지? 하하”

50대가 되면서부터는 근시, 원시 모두 가능한 안경이나, 두 개의 안경이 필요한 것인가? 수명이 늘었으니 사람들이 써야하는 안경도 더 많아질 것이다. 시력보호를 위한 선글라스나 보호안경 들도 말이다. 노년이 길어지니 멋진 스타일이 좋은 'Lohause' 의 검고 오랜지 빛깔 라인이 들어간 뿔테 안경을 쓰고, 몇몇 기타 친구와 조용히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연주하는 한가한 언덕길의 공원 벤치 모습을 그려본다. ('Lohause'의 SNS릴스의 올백머리의 멋진 중년 흰머리 남자의 안경 쓴 일상이 일주일에 한번 이상 나에게 추천이 되고 있다. 나의 50대 이후 바라는 중년의 모습과 스타일들을 참고하고 있다.)


“오늘은 지난주 나눠 드린 ‘Let it be’를 개인연습 하고 개인별로 봐 드릴게요. 우선 전체적으로 곡의 흐름을 보면은... 처음에는 피아노 반주로 시작되는 부분으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기타 주법으로 만들어서 2절까지 연주하는 것으로 하시면 돼요.”


“코드 중에 모르는 것 있을까요?” 익숙한 곡이다.

“중간에 /G 부분은 베이스런 표시인데 베이스를 바꾸어서 연주해 주면 되고..”

아.. 베이스 런이라니? 처음 듣는 표현이다. 아마도 같은 코드로 진행되는 마디 연주에서 코드의 베이스만 바꾸어서 연주되는 것이리라. 이제는 악보와 연주에 불리는 용어등에 대해서도 익숙해 져야 한다. 그 뜻과 연주의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베이스 런'이라고 부를때 대충 가장 낮은 베이스 음을 여러번 누른다는 건지 베이스 음 여러개를 눌러본다는 건지, 또는 코드 안에서 베이스음을 여러번 눌러서 자체 애드리브를 만든다는 건지 누구와 음악을 같이 연주하고 맞추어 즐기기 위해서는 용어도 소통의 한 방법이니 말이다.


“코드의 베이스 음이 C에서 G로 바뀌는 곳이니깐 애드리브로 C(도)와 G(솔) 사이의 음을 연결 및 채워서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건데 C와 G 사이에는 D, E, F (레미파)가 있으니깐 베이스를 잡아주면 돼요. 만능 코드, 대표되는 코드 연결 등이 있는데 그건 천천히 알켜 드리고요”

그렇다. 안 선생한테 배워왔던 코드 애드리브 몇 개와 코드 자체 애드리브 등이 베이스런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노래의 리듬과 같이 악보의 각 마디의 베이스 음이 바뀌면 곡의 분위기도 바뀌고 특히 피아노기반 곡이라면은 기타로 그 베이스음을 따라가 주어야 원곡처럼 연주가 되는 것이다.


“딴 딴딴 딴 할 때 Am코드에서 F코드로 바뀌는데, Am코드 두 번 치고 코드를 놓고 기타 줄 한번치고 F코드를 잡는걸로요. 그러면 건반 음과 비슷하게 연주가 되는 거예요. Let it be ~ Am(딴), Am(딴), 00(기타 줄 전체), F(딴). 아셨죠?”


“그리고 지난주 한번 말씀드린 Dm7 코드는 1번 플렛 1,2번 줄을 검지로 눕혀서!! 꼭 누르고 중지로 3번 줄 2번 플렛을 누르면 됩니다. 어디냐면은 Let it be의 be~~하고 딴 딴딴 딴 나오죠? 여기가 F, C, Dm7, C로 하면 되는데, 우선 가능하신 분만 그렇게 하시고 힘드신 분은 그 마디는 F에서 C로 마무리 하는 걸로 해 보세요.”


Dm7 코드는 한 선생이 강조하며 손가락을 직접 잡아 비틀며 가르쳐 주었던 왼손 손가락 조정 부분이다.

그 한주 동안 연습한 손가락 모양을 잡아보고 F, C, Dm7, C의 '딴 딴딴 딴~'하고 소리를 여러차례 내어준다. 한 선생도 나의 기타 넥과 왼손 손가락 위치와 각도로 잠시 쳐다본다. OK이다.

악보가 1페이지인데 3절까지 있다. 그 동안 Let it be 악보를 두세개는 보아 왔는데 어떤것은 2 페이지로 어떤것은 3페이지로 그리고 이 악보는 짧게 1페이지 이다. 악보를 보면은 그동안은 도돌이표 정도만 볼 줄 알았는데 영문 기호와 상형문자 같은 것들도 보인다. 도대체 악보를 보고 수학 함수원리라도 대입하여 값을 구하라는 건지? 값은 구하여야 한다. 그래야 악보의 시작과 끝이 나고야 만다.


“곡의 진행을 알려 드릴게요. DS, DSS가 있지요? 이걸 뭐 하고 하지요?”

다들 반응이 없다. 대충은 어디로 돌아가라는 특별한 기호로 알고는 있는데 이름까지는 모른다.

“달세뇨라고 하지요. 악보의 후렴 부분의 S(세뇨)표시의 세뇨로 돌아가라서 거기서부터라는 뜻이죠, DSS는 SS표시의 세뇨로 돌아가면 되고요.”


세뇨라고 어렴풋이 들어봤을까? 음악 교육이라야 중학교 2학년까지 노래를 배워 부르고 시험을 위한 음악전반에 대해서...아마 악보 보는 법은 아주 간단히 배웠던 것 같은데 말이다. 벌써 30년은 더 되었으니 내 기억이 나쁜건 아니다. 어렴풋한 기억에는 도돌이표, 크레셴도, 데크레센도, 높은 그리고 낮은 음자리표, 장조 단조에 대한 간단한 설명들...그 사이 피아노라도 조금 배워서 악보 보는 법이라도 배워 놨더라면 좋았을걸...

우리 아들들 에게라도 악보를 보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겠다고 결심해 본다. 예전에는 악기는 레슨이고 뭐고 돈이 든다고 했지만 지금의 한국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다루게 하고 배우는건 거의 필수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아이를 거의 1명 또는 2명만 나으니 상대적으로 교육비는 적은 소수의 아이에게 바쳐진다. 늦은 나이에 내가 번 돈의 일부를 나에게 더 바쳐지길 소망한다. 내가 아이의 음악을 좀 더 지도해 줄 수 있을 망정 말이다.

“거기에 보면 조준표처럼 생긴 것도 있는데 하나도 있고 두 개도 있지요? 이건 뭐라고 할까요?” 한 선생이 학생들을 쳐다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다. 여전히 나는 묵묵부답이다. 전혀 모르겠다. 한심하다. 음악을 해야 하는 운명의 사람이 악보 읽는 법에는 젠병이다. 아니 교육과 관심의 문제... 지금은 내 삶의 문제가 되었지만 말이다. 좌절이다. 악보의 조준표에 화살이라도 던져 꼿아 버리고 싶다.

중학교 이후로 보지 않았던 악보들... 그리고 대학교 들어가서 약 2년 정도 교회 성가대를 나가게 돼서 대충 훑어 뜨문뜨문 보게 된 찬송가 악보들. 신앙심이 적었던 것 인가? 아님 신앙심이 오히려 많았던 것인가? 찬송가 악보는 보고 읽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말씀(가사)처럼 '할렐루야' 하고 부르는 것이 더 맛이가 낫단 말인가?

“이건 힌트를 들릴게요. 입이다. 눈이다. 이건 뭐다? 코다!!”

코다? 다시 익숙한 이름이다. 찾아보니 coda는 이탈리어로 꼬리라는 말로 악보에서는 코다와 코다 사이를 생략하고 연주한다라는 의미이다. 그 외 DC 디카포와 Fine가 있는데 각각 맨 처음으로 돌아가서 연주하다와 Fine(마지막)에서 연주를 끝낸다라는 뜻이다. 분명히 '성민교회' 성가대 일원으로 어느 시골마을의 일요일 10시 주일예배의 중간 성가대 일요 찬송곡의 한 악보에서도 봤던 '코다'이다. 생략하는 마디가 언제쯤 있었더랬다. 내 머리에서 그 놈이 생략된 것일 뿐이다.


위 4가지 기호는 내가 읽고 있다가 약 1개월 이상 펴보지 못한 ‘실용음악 기초이론’ 책에 그대로 나온 내용이다. (참고로 내 책은 1권으로 음정, 화음, 조성등의 내용으로 아마도 2권에 수록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Let it be의 개인 연습 시간이다. 수업은 약 15분 정도 남았다. 이 시간으로 연습은 충분하다. 한 마디 4박자에 코드 변화가 4번인 F, C, Dm7, C부분을 여러번 연습한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으로 C > Dm7 > C 코드로 바꾸어가며 코드를 빠르게 잡아 소리를 내주어야 한다. 다행히 Dm7 코드를 왼손 검지를 눌러 1,2번 줄을 누르고 가운데 중지로 3번 줄을 눌러 소리를 내는데 익숙해졌고 중요한 엄지 손가락을 기타 넥의 6번 줄 위를 쥔 상태로 소리를 낼 수 있어서 C코드에서 바꿀 때와 Dm7 > C코드로 다시 바꿀 때 엄지 손가락 위치 변화가 적어져서 좀 더 빠르게 소리를 낼 수가 있다.

점점 더 왼손 손가락의 정석적인(완벽한) 위치와 각도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는 건 알지만 욕심인 것인가. 기타는 소리만 낸다고 음악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수학을 하듯 정확히 악보를 보고 읽고 소리를 내고 음정, 화음과 곡의 분위기, 감정 나아가 작가의 의도 등을 멋지게 그려 펼쳐 보여야 하는 것이다. 이거 코드도 잡기 힘든 판에 마음만 구름위에 떠 있다.

이번주가 봄학기 종강이다. 생각해 보니 기타보다는 한 선생의 음악 이야기와 기타에 대한 애정과 나의 기타에 대한 열정을 더 붇 돋게 해주는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곧 더 아름답고 평온하게 기타를 연주하고 즐기고 누군가 나의 기타를 들어주는 날이 곧 올거라는 희망이 자꾸 커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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