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동공원
유복녀
네가 여섯 살 때
호수는 잔물결이 일고
내 마음은 끝없이 출렁였지
네 한 손을 힘주어 잡고
네 발걸음에 내 힘을 얹어
걷고 또 걷던 호숫가
넌 끝없이 소리 내어 울었고
나 또한 속으로 한없이 서러웠다
계절은 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데
너와 걷는 내 걸음은
매번 흔들리고 비척였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네 걸음에 추임새를 넣으며
설움에 지친 내 목소리
그때마다 호수 안에서
유유히 헤엄치던 오리 무리
넌 오리들을 보며 유일하게 웃었고
난 잠시 쉴 수 있었지
열다섯 번의 봄을 맞고 겨울을 보내는 동안
넌 자랐고 난 그 호숫가 그 길에서
여전히 아팠다
그날의 우리처럼 오늘도
호숫가를 걷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누군가와 마음 나누며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겠지
마치 예전의 너와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