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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냥 Dec 29. 2023

아픔을 잠재우는 시간

시 쓰는 이야기

아픔을 잠재우는 시간  /  유복녀


모로 눕는다

너는

서서히 힘을 빼

생애 최초의 자세가 된다


막다른 골목길 서성이며

빈집처럼 어둠뿐이던 너의 동공

네 가슴은 온통

죽음에 이른 잿빛 새의 무덤


울 수도 없었던 날들

외로움조차 사치였던 시간

성대 잃은 너의 어깨너머로

대신 울어주던 새들의 노래


격정의 시간 일제히

합장하듯 몸을 세우던 밤에


복사꽃처럼 해맑던 넌

어디쯤 흘러가 언 가슴 녹일까

너로 인해 복사꽃 만발할 그곳에선

영원의 편안함에 이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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